“길고양이들아, 이제껏 그래 왔듯 죽을 때까지는 죽지 마.”
시인 이용한은 13년 전 도심에서 시골로 이주한 뒤 집 테라스에 작은 식당을 차렸다. 손님은 인근의 길고양이들. ‘냥이들’ 사이에선 맛집으로 유명하다. 그저 길 가던 나그네 고양이 아무나 먹고 가라고 시작한 일이 13년째 이어졌고, 최근엔 다른 시골로 이사해 역시 식당 영업을 시작했다. 신간 ‘어서 오세요, 고양이 식당에’는 시인이 길고양이들이 먹고 산다는 것에 대해, 집 없는 고양이들이 차디찬 겨울을 나는 순간에 대해, 그리고 인간과 길고양이가 진정 함께 살아가는 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글과 사진으로 풀어낸 에세이다.
2009년 시골로 이주해 마당에 고양이를 위한 밥그릇 하나 놓아둔 게 고양이 식당의 시작이었다. 한쪽에서 시골 어르신들이 악착같이 쥐약을 놓으며 길고양이를 죽이려 했지만, 또 한쪽에선 저자가 어떻게 해서든 한 마리라도 더 먹이고, 살리겠다며 조심조심 비밀 영업(먹이 주기)을 이어갔다. 달타냥, 조로, 몽당이, 몽롱이, 너굴이… 저자가 이름 붙여준 각양각색 길고양이들의 희귀한 사진 200여 점과 함께 이들의 향한 시인의 애틋한 마음이 담겨 있다. 1만 7,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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