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그룹의 자율주행 전문 자회사인 HL클레무브가 레벨3 자율주행용 ‘고성능 자율주행통합제어기’ 개발을 위해 인텔·퀄컴·엔비디아 등과 손잡았다.
19일 자동차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HL클레무브는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인 인텔·퀄컴·엔비디아·TI 등과 협력해 내년에 레벨3 자율주행통합제어기(ADCU)를 출시한다.
ADCU는 자율주행과 관련된 전자제어장치(ECU·Electronic Control Unit)를 통합한 것이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자동차에는 적게는 몇 개, 많게는 수십 개의 ECU가 들어간다. 이 중 자율주행과 관련된 ECU를 통합한 ADCU는 자율주행차의 뇌 역할을 한다. 레이더·라이더·카메라 등이 각종 정보를 감지하면 ADCU는 이에 기반해 경로를 탐색하고 가감속을 결정한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이 HL클레무브와 협력한 것은 각 사의 장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인텔·퀄컴·엔비디아 등은 자율주행에 필요한 반도체 칩과 소프트웨어 개발에 강점을 가졌다. 다만 이를 하나로 통합해 차량에 들어갈 통합 제어기로 양산할 수 있는 능력은 HL클레무브가 더 뛰어나다. 반도체 제조사들은 칩과 소프트웨어를 지원하고 HL클레무브가 이를 통합제어기로 만드는 역할을 맡는 것이다.
HL클레무브가 개발하는 레벨3 자율주행 ADCU로는 시중에 판매되는 자동차보다 한 단계 발전한 자율주행 기능이 가능하다. 레벨2 자율주행이 운전자를 자율주행보조기능(ADAS)이 돕는 정도라면 레벨3는 운전자가 자율주행 시스템이 위급할 때만 도움을 주는 수준이다. HL클레무브는 제네시스 GV80 등에 ADCU를 납품해온 만큼 국내 완성차 업체에도 레벨3 자율주행 ADCU를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라그룹은 최근 자율주행 전문 기업인 HL클레무브를 분사하면서 자율주행 부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L클레무브는 자동차 센서 계열사인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와 만도에서 분사한 자율주행 계열사인 만도모빌리티솔루션즈가 합병해 탄생했다.
이는 HL클레무브가 자율주행에 필요한 ADCU는 물론 레이더·라이다 등 센서까지 함께 개발해 ‘자율주행 기능 통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HL클레무브는 최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인베스터데이 행사에서 레이더·라이더·카메라와 실내 센서, ADCU, 자율주차제어장치(APCU)까지 함께 개발한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HL클레무브의 목표는 더 높은 곳에 있다. 바로 레벨4·5 자율주행이다. 레벨4·5 자율주행은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에 가깝다. HL클레무브는 레벨3 ADCU 양산 판매를 통한 수익으로 오는 2025년까지 레벨4 자율주행에 필요한 ADCU를 개발할 계획이다.
HL클레무브가 이 같은 청사진을 밝히면서 글로벌 자율주행 부품 업체와의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콘티넨탈은 자사의 고성능 자율주행 컴퓨터(AD HPC)가 레벨4 이하 자율주행이 가능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비스테온의 DriveCore, 보쉬의 DASy, ZF의 ProAI 등도 글로벌 시장의 경쟁 상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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