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연말까지 끊이지 않고 위탁 생산(CMO)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현재까지 증산 계약 규모만 1조 원을 돌파했을 정도다. 기존 수주 물량에다가 코로나19 관련 백신, 치료제 생산까지 더해지며 글로벌 제약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수주 증가에 맞춰 대규모 신규 공장 신설이 예정돼 있어 향후 성장세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공시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증산 계약은 총 11건으로 누적 규모가 1조 43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로슈로부터 2020년 6월 맺은 CMO 계약 수주물량이 당시 4,444억 원에서 이번에 6,053억 원으로 1,609억 원이 늘어나면서 연간 증산 계약 규모가 1조 원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신규 수주를 포함한 누적 수주액도 증가하면서 실적도 상승세다. 지난 9월 말 기준 누적 수주액은 70억 5,000만 달러로 지난해 전체(60억 8,700억 달러)보다도 15% 이상 늘어난 상태로, 올해 전체 수주 규모는 대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올해 3분기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누적 매출은 1조 1,237억 원, 영업이익 4,08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42.3%, 영업이익은 103.5% 급증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한 백신과 치료제의 생산 기지로 급부상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안정적이면서도 빠르게 백신이나 치료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곳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택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지난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로부터 위탁 생산한 코로나19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스파이크박스주'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mRNA 백신의 완제(DP) 생산 시스템을 5개월만에 갖추고 보건 당국의 승인까지 마쳤다.
나아가 mRNA DP만이 아닌 원료의약품(DS)까지 첫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 11월 미국 그린라인트 바이오사이언스와 코로나19 mRNA 백신의 DS 위탁 생산에 합의했다. 삼성바비오로직스는 내년 2분기 생산을 목표로 DS 생산 설비를 증산 중이다.
부작용이 우려되는 코로나19 백신의 대안으로 개발된 아스트라제네카(AZ)의 장기지속형 항체복합제 '이부실드(AZD7442)'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하기로 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긴급사용승인(EUA)되기도했다. 뿐만 아니라 일라이릴리, 글락소미스앤클라인(GSK) 등도 코로나19 치료제 생산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맡겼다.
전 세계에서 밀려드는 CMO, 위탁개발생산(CDMO)에 맞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시설을 더욱 적극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내년 완공 후 가동 예정인 송도 4공장의 생산 규모 25만 6,000ℓ를 더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규모는 62만ℓ에 달한다. CMO 생산 능력으로는 이미 세계 최대 규모다. 더구나 송도 제2바이오 캠퍼스의 5, 6공장, 미국과 유럽 공장 신설 등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의약산업전시회(CPhi)에서 양은영 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 영업센터 상무는 "이제는 글로벌 선두 CMO와 경쟁하는 사이"라며 "앞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세계 시장의 50%를 점유하는 회사가 될 것"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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