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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둔화하고 지갑도 얇아지고…오미크론에 '올 4% 성장' 빨간불

3분기 성장률 0.3% 속보치와 동일

4분기 1.03% 넘어야 목표달성 가능

실질 GNI는 5분기 만에 마이너스

신승철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이 2일 3분기 국민소득(잠정)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은




올해 3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로 잠정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지난 10~11월 소비·수출 등 각종 경기 지표가 양호해 연간 성장률 4.0% 달성은 여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라는 복병이 등장하면서 방역 대책을 흔들어놓고 있어 성장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게다가 국민의 실질적인 주머니 사정을 보여주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0.7% 감소해 5분기 만에 처음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일 한은은 올해 3분기 실질 GDP가 전기 대비 0.3%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10월 발표된 속보치와 같은 수치다. 건설투자가 -3.5%로 속보치 대비 0.5%포인트나 하향 조정됐으나 재화 수출(1.3%)과 민간 소비(-0.2%)가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씩 상향 수정되면서 전체적으로는 변동이 없었다. 건설투자 부진이 유독 심화된 것은 건설 자재 가격 상승으로 건설이 지연된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3분기 성장률은 대부분 수출이 떠받쳤다.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2분기 -1.7%포인트에서 3분기 0.9%포인트로 크게 개선됐다. 정부 소비도 성장률을 0.2%포인트 높이는 데 이바지했다. 대신 건설투자(-0.5%포인트), 설비투자(-0.2%포인트), 민간 소비(-0.1%포인트) 등 대부분 지표가 부진했다. 특히 민간 소비는 2분기 성장률을 1.6%포인트나 끌어올렸으나 코로나19 4차 확산 영향으로 3분기엔 오히려 성장률을 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해외 배당 수입 등 실질 국외수취요소소득이 반토막 나면서 GNI는 0.7%감소했다.

국민 경제의 전체적인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했다. 지난 1분기(2.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총저축률도 35.9%로 전기(35.8%) 대비 소폭 올랐다. 이는 소득 증가율(0.5%)이 소비지출 증가율(0.3%)을 약간 웃돈 영향이다. 인플레이션 압박이 더 강해지는 모양새다.

한은의 전망대로 올해 성장률이 4.0%를 달성하려면 4분기 성장률이 1.03% 이상을 기록해야 하지만 오미크론 변수가 워낙 강력하다. 한은은 확진자 수가 급증하더라도 정부가 방역 강도를 다시 높이지 않을 것이란 전제로 전망했는데 방역이 다시 강화된다면 재수정이 불가피해진다. 불과 한 달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동 제한이 이뤄지면 4분기 GDP를 크게 끌어올려야 하는 소비가 크게 꺾일 수밖에 없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전염병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 실물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인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라며 “오미크론이 얼마나 빨리 확산하고, 치명률이 얼마나 심한지, 각국 방역 당국이 어떤 조치를 할지에 따라 물가와 성장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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