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10월 ‘아프리카판 노벨평화상’인 모 이브라힘상 수상자로 페드루 피르스 전 카보베르데 대통령이 선정돼 주목을 끌었다. 재단은 피르스 전 대통령이 개헌 유혹을 뿌리치고 재선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쳐 민주주의 정착에 기여한 공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카보베르데는 서아프리카 세네갈 앞 대서양에 있는 섬나라이다. 섬들을 다 합치면 면적이 4,033㎢로 전라북도의 절반 정도이고 인구는 56만 명가량에 불과하다. 카보베르데는 포르투갈어로 ‘녹색의 곶’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1444년 포르투갈 항해사들이 발견했는데 당시에는 아랍인·무어인들이 오가는 작은 무인도였다. 그 이후 열대 지방으로는 드물게 포르투갈인의 이주가 시작되면서 정착촌이 세워졌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아프리카에서 민족주의 열풍이 거세게 불면서 이곳에서도 독립운동이 펼쳐졌다. 1974년 포르투갈의 카네이션 혁명 이후 식민지 독립이 가시화됐고 1975년 7월 5일 이 나라는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해 민주공화국으로 새 출발을 했다.
최근 이 작은 섬나라를 놓고 아르헨티나에서 소동이 벌어졌다. 카보베르데에서 출발한 크루즈선이 부에노스아이레스항에서 입항 허가를 받아 승객들이 무더기로 하선한 것이다. 아르헨티나 당국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유입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아프리카발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었는데 입항 담당자가 카보베르데를 아시아 국가로 오인해 입항을 허가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일본·영국·이스라엘 등 세계 각국은 고강도 봉쇄 조치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5,123명 발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아프리카 8개국에 대해서만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지난해 초 중국에 대한 입국 금지를 취하지 않아 코로나19 확산을 자초했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도 나온다. 게다가 정부가 병상 부족을 이유로 “집에서 코로나19를 치료하라”는 지침을 내놓자 “이게 나라냐’는 한탄과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선거용 돈 뿌리기를 멈추고 그 예산으로 치료 병상을 충분히 확보하는 한편 백신 접종을 통한 방역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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