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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900 무너진날…공매도 1조 '7개월래 최대'

지난달 30일 헤지·하락베팅 늘어

대차거래 잔고도 75.5조로 급증


코스피가 올해 최저치로 떨어진 지난달 30일 공매도 거래 금액이 1조 원을 넘어서며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공매도 거래액은 1조 953억 원이었다. 이는 공매도 재개 첫날인 지난 5월 3일(1조 1,094억 원)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대 금액이다.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헤지(위험 회피) 및 하락에 대한 베팅이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 종목별로는 크래프톤(651억 원), 카카오게임즈(547억 원), 카카오뱅크(518억 원), 삼성전자(495억 원), 일진머티리얼즈(460억 원), SK스퀘어(340억 원) 순으로 거래액이 많았다.

공매도 선행지표로 불리는 대차거래 잔액 역시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고공 행진하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30일 기준 대차거래 잔액은 75조 5,619억 원에 달했다. 유가증권시장이 59조 3,477억 원, 코스닥시장이 16조 2,142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4일(46조 8,122억 원) 대비 65.69% 급증했다.

연초부터 늘어난 대차거래 잔액은 공매도가 재개된 5월을 기점으로 60조 원대를 넘어섰다. 이후 6월에 70조 원을 돌파하고 8월 들어 다소 감소하는 듯했다. 하지만 대외 경제 환경 악화로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기 시작한 10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지난달 15일에는 80조 2,628억 원을 넘어서며 역대치에 초근접했다. 2008년 집계 후 최고치인 2018년 5월 21일 기준 83조 1,619억 원과 비교하면 3조 원 남짓 차이다.



공매도 대기성 자금의 성격이 높은 대차 잔액이 늘어나는 것은 향후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차 잔액을 전부 공매도 거래로 볼 수는 없지만 공매도가 대차 잔액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투자자들이 변동성 확대 탓에 향후 증시를 하락장으로 바라본다는 의미”라며 “대차거래 잔액과 공매도가 늘어나면 증시 하락세를 부추기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렇듯 하락장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급증하는 배경으로 녹록지 않은 투자 환경을 꼽을 수 있다. 한국 증시가 미국 증시와의 디커플링은 물론 아시아 신흥국 시장 대비 외부 환경에 더욱 크게 흔들리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예탁금 잔액도 정체되고 있다. 5월 77조 원까지 치솟았던 예탁금은 지난달 30일 기준 67조 원 수준이다. 안진철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 “미국의 금리 인상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신종 변이 오미크론이 결합되면서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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