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 반도체 제4공장(P4) 설립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평택 3공장(P3) 공사가 한창 진행되는 가운데 P4 라인 예열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반도체 초격차 전략’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P3 인근의 P4 부지에서 정지 작업을 벌이고 있다. 폐수 처리와 가스 공급 등을 담당하는 그린동 신축 공사도 최근 시작했다. 현장에는 토지 작업에 필요한 장비들이 잇따라 투입돼 가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의 발주를 받은 삼성엔지니어링은 다수의 건설 업체를 통해 공사 인력을 수시로 확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측은 “P4 투자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P4 착공 계획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전에 정지 작업을 선제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P2 외관 공사가 끝날 무렵 P3 공사를 시작한 전례에 비춰볼 때 P4가 내년 초반께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월 착공한 P3 라인은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지난해 8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P2가 가동됐다.
P3 외관 공사도 채 마치기 전에 P4 건설을 위한 사전 작업을 벌이는 데는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도 글로벌 선두권을 차지하겠다는 삼성전자의 ‘큰 그림’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이재용 부회장은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의 파운드리 2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상태다. 그만큼 국내외의 동시다발적 증설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삼성전자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앞서 2019년 이 부회장은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메모리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