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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차량용 전환, 추가 실험 필요…요소수 사태 예상보다 장기화 우려

국립환경과학원, 비차량용 요소수 품질·환경성·차량 안전성 시험

대기오염물질 규제기준은 충족…차량 안전성 등 고려 추가 실험

국립환경과학원이 2021년식 봉고3를 활용해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을 시험하고 있다./사진 제공=환경부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이 보류됐다.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희석·주입하는 실험에서 대기오염 물질 규제 기준은 충족했지만 차량의 배기가스저감장치(SCR) 등에 미치는 안전성 등에 대해 추가 평가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환경부가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에 주입 시 발생할 수 있는 차량 고장 등에 따른 책임론에 부담을 느껴 전환 결정을 미룬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알데하이드 농도가 더 낮은 시료 2종과 시험 차종 등을 추가해 이달 말까지 추가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적합성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김동진 국립환경과학원장은 “검토 결과 차량용 요소수를 주입했을 때와 대기오염 물질 배출 농도 수준이 비슷했지만 환경적 영향과 안전성 등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시험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제철소·화력발전소 등에 쓰이는 비차량용 요소를 활용해 차량용 요소수 기준인 요소 농도 32.5% 내외의 6개 시료를 만들었다. 이 중에서 중·상 수준의 알데하이드 농도를 가진 시료 2종을 차량에 주입하고 실제 주행 후 오염 물질 배출 기준 충족 여부를 2일부터 11일간 검토했다. 시험에 사용된 차량은 기아의 2021년식 봉고3 2,500㏄다.



분석 결과 산업용 요소수를 활용해도 일산화탄소(CO)·질소산화물(NOx) 등 모든 대기오염 물질 규제 기준을 충족했다. 다만 요소수 제조 업체와 자동차 제작사, 대기환경 전문가는 산업용 요소수 사용에 따른 환경적 영향과 차량 SCR에 미치는 안전성 등 정확한 평가를 위해 추가 시험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3개월치 차량용 요소수 물량을 확보해 이 방안을 후순위로 미루며 자칫 요소수 사태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정부가 운송업자의 다급함을 외면했다”며 “애초에 다양한 시험 차종으로 실험을 진행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정부는 이날부터 전국 100여 개 거점 주유소의 요소수 재고 현황을 일일 오후 2시·8시 두 차례 국토교통부·환경부·산업통상자원부 홈페이지와 오피넷을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현재 중국에 묶여 있는 요소 3,000톤에 대한 수출 전 검사가 조만간 끝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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