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4년 만에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이더리움이 장악한 디파이 생태계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1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70만 9,632번째 블록에서 '탭루트(Taproot)' 업그레이드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번 탭루트 업그레이드를 계기로 비트코인의 개인정보 보호 기능과 확장성이 향상될 전망이다. 탭루트는 ‘슈노르(Schnorr) 서명’을 도입해 디지털 서명 기능을 강화한다. 한 사람이 여러 주소에 들어있는 비트코인을 보낼 때, 각각 전송하지 않더라도 한 번의 서명만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같은 경우 한 명이 거래한 것인지 여러 명이 거래한 것인지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보안이 강화된다.
탭루트는 지난 2017년 8월 '세그윗(SegWit)' 이후 4년 만에 이뤄진 소프트포크다. 소프트포크는 블록체인의 기능을 일부 개선하는 작업으로서, 기존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갈라서는 방식의 '하드포크'보다는 비교적 간단한 업그레이드다.
일각에서는 탭루트를 계기로 비트코인이 이더리움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비트코인의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이 확장됨에 따라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생태계 내 비트코인의 비중이 증가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향후 비트코인이 독자적인 디파이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란 긍정적인 관측도 나왔다. 현재까지는 이더리움이 대부분의 디파이 플랫폼에 활용됐다. 암호화폐 채굴기업 마라톤 디지털의 최고경영자(CEO) 프레드 틸은 "탭루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마트 컨트랙트"라며 "이는 원래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혁신이었지만, 탭루트 이후 비트코인도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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