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시간이 갈수록 건강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설계 자체 수주가 늘어나는 내년이 더 기대됩니다."
박준규 에이디티테크놀로지 대표는 15일 기자와 만나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이날 공시를 통해 올 3분기 매출 827억원, 영업이익 4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87.2%나 올랐다. 당기 순이익은 58억원인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3% 오른 수치다. 회사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박 대표는 회사가 거둔 호실적이 상당히 '의미 있는' 숫자라고 표현했다. 회사 내 커다란 변화가 있은 뒤에도 재무 구조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고객사의 반도체 칩 설계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디자인 솔루션' 회사다. 고객사 요청대로 반도체 설계 도면을 그려서, 칩을 물리적 형태로 구현하는 파운드리 업체와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과거 에이디테크놀로지는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와 협력했다. 그러나 지난해 회사의 '퀀텀 점프' 전략을 찾기 위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로서 삼성 반도체 생태계에 진입하는 변화를 시도했다.
회사는 삼성전자와 삼성 파운드리 고객사, 자체 확보한 고객사와 협력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필요한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했다. 올 3분기 그 성과가 수치로 나타났다. 그는 "칩 설계가 양산으로 이어지면서 판매량이 증가했다"며 "삼성전자와 협력 이후 긍정적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사례와 수치를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삼성전자 4, 5, 8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에서 약 30개 정도 프로젝트를 개발 완료하거나 진행 중이다. 매출 관점에서 보면 약 400억원 수준 수주다. 이 프로젝트 내에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고객사와 협력 사례도 포함돼 있다.
박 대표는 현재 5나노부터 14나노 공정에 이르는 선단 공정 위주로 약 10개 고객사와 과제 수주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공지능, 차량용 반도체 등 분야도 다양하다"며 "최근 쌓아올린 백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에 과감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수개월 내 수주가 이어져 내년 실적에도 탄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회사는 고객사가 에이디티테크놀로지에게 칩 설계의 처음과 끝을 의뢰하는 '턴키' 수주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파인스, SNST, 아르고 등 국내 시스템 반도체 설계 업체를 인수하고, 신입 직원을 올해 40명 채용하는 등 인력과 인프라를 대폭 확대했다.
박 대표는 "앞으로 글로벌 DSP로 도약하기 위해 인수합병(M&A), 전문가 채용 등을 지속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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