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대선 조직인 국민캠프를 사실상 해체하는 수준으로 개편한다. 윤 후보가 대선 주자가 되는 데 1등 공신을 한 캠프 중진들은 2선으로 후퇴하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원톱’으로 한 선거대책위원회 체계가 유력하다. 선대위 주요 보직에 청년과 여성 등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안도 거론된다.
7일 윤 후보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김종인 전 위원장을 중심으로 대선 조직이 개편될 것”이라며 “윤 후보의 경선 승리를 이끈 중진급 인사들은 일선에서 후퇴하고 청년 등 미래 세대를 앞세워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조직을 탈바꿈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이 같은 캠프 개편 방안에 대해 지난 6일 회동한 이준석 대표도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의 등판은 오는 20일께가 예상된다. 김 전 위원장은 15일 출판기념회가 계획돼 있다. 이에 맞춰 당도 20일께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이다.
김 전 위원장은 총괄 선대위원장을 맡아 대선 조직 쇄신을 주도할 방침이다. 윤 후보의 캠프 관계자는 “선대위를 맡기려면 그 정도의 권한을 주는 것이 당연하고 캠프의 중진들도 쇄신에 동참하기 위해 2선 후퇴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정치권의 예상을 뛰어넘는 대대적인 조직 쇄신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은 전·현직 의원과 당협위원장 등 300명 규모의 ‘매머드’급으로 꾸려진 윤 후보의 캠프를 향해 “파리 떼에 둘러싸여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은 내년 대선이 ‘정치 1번지’ 종로, 서초구갑 보궐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만큼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적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서초구갑에 취약 지지층인 ‘30대 여성’을 공천해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당의 공식 대선 주자가 된 윤 후보도 이 같은 인적 쇄신 물결에 맞춘 행보를 시작했다. 윤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60대와 70대 당원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최종 후보가 됐다. 이른바 ‘강성 당원’인 이들은 대선 과정에서 지지층 이탈 가능성이 낮다. ‘집토끼’를 잡은 윤 후보가 중도·무당층에 더해 진보층까지 ‘산토끼’를 잡는 전략에 매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후보는 최종 후보로 선출된 다음 날인 6일 서울 송파구에서 열린 ‘대한민국 청년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취약 지지층인 청년 행사를 첫 공식 외부 일정으로 잡았다. 10일에는 ‘전두환 발언’을 사죄하기 위해 1박 2일로 광주 방문도 계획하고 있다. 윤 후보는 광주에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죄할 예정이다. ‘전두환 발언’이 본선에서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어 질책을 받더라도 광주를 찾아 몸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김해 봉하마을 방문도 조율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