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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서 분리 18년…구자홍·구자열 이어 구자은 '2세 마지막 총수'

[막 오른 'LS 구자은 시대']

■빛 발하는 '사촌경영' 전통

구태회·평회·두회 형제가 뿌리

지분도 일정비율, 공동운영 구축

가족간 갈등 없는 지배구조 유지

낮은 자리부터 내공쌓은 구자은

무분쟁 경영권 기반 혁신 힘낼듯

현장 경험 기반 ‘디자인·애자일 경영’ 빠르게 적용할 듯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사진제공=LS그룹




사진 설명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11월 말 그룹 수장에 오르면 고유의 전통인 ‘사촌 경영’이 빛을 발하게 된다. LS그룹 출범 시기부터 사촌끼리 돌아가며 그룹을 공동 운영하는 이른바 사촌 경영 방식은 재벌가에서 보기 드물게 평화로운 지배구조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간 그룹 내에서 내공을 쌓은 구 회장이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어받으면서 특유의 혁신을 지향하는 경영이 빛을 발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LS그룹은 예측 가능성이 높고 내부 분열을 일으키지 않는 ‘신사적’ 지배구조로 투명한 경영을 거듭해오고 있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은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과 구자열 현 LS그룹 회장에 뒤이어 차기 그룹 회장으로 낙점됐다. 사촌끼리 암묵적으로 기간과 순번을 정해 회장을 맡는 사촌 경영 원칙에 기반해 회장직에 오르는 세 번째 사례다.

일견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사촌 경영은 LS그룹의 태생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LS그룹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와 넷째, 그리고 다섯째 동생인 고(故) 구태회·구평회·구두회 LS그룹 명예회장 삼형제가 지난 2003년 LG전선 부문을 계열 분리하며 만들어졌다.



뿌리는 한 집안이지만 아들들이 많아 큰집, 작은 집 등으로 나뉘면서 ‘회’자 돌림의 태·평·두 삼형제는 그룹 출범 직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각자의 아들들에게 경영을 맡겼다. 다른 그룹이었다면 사촌끼리 알력 다툼이 있었을 법하지만 LS그룹은 달랐다.

가족 간 다툼 없이 그룹을 공동 운영하는 사촌 경영의 방식을 새롭게 구축했다. 그룹 계열사 지분도 세 집안에서 일정 비율을 각각 보유하는 것으로 이 같은 체계를 공고히 했다.

지금까지 사촌 경영은 대략 10년 정도의 주기로 회장을 바꿔오고 있다. 초대 그룹 회장은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홍 회장이 맡았다. 구자홍 회장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LS 회장직을 맡다가 2013년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자신의 사촌 동생인 구자열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줬다. 이번에 구자은 회장이 그룹의 수장으로 오르면 2세 가운데서는 마지막 주자다.

구 회장은 그간 LS그룹 내 차근차근 내공을 쌓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구 회장은 1990년 총수 일가도 가장 낮은 자리부터 시작하는 LG그룹 전통에 따라 LG정유에 입사했다. 그는 2003년 LS그룹 분리 뒤에도 주요 계열사를 거치며 14년 만에 임원 자리에 올랐다. 이 가운데 공장에서 일한 시간이 절반일 만큼 현장에 대한 애착과 실무 경험이 많다. 잔뼈 굵은 경험에 기반한 혁신 의지가 상당히 강하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또 그가 안정적으로 총수 경영을 이어받는 만큼 그간 강조한 ‘디자인·애자일’ 경영 방식이 그룹 내에 더 빠르게 스며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구 회장은 그룹 내 미래혁신단장을 맡으며 LS전선·LS엠트론·LS일렉트릭 등 각 계열사의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를 지휘했다. 창의성이 나오려면 근무 환경부터 바꿔야 한다는 그의 지론에 따라 최근 경기 안양 LS타워를 편안하고 밝은 분위기로 전면 재설계하는 등 그의 경영 방침이 회사 내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현재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3세는 모두 4명이다.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사장(1977년생), 구본규 LS엠트론 부사장(1979년생), 구동휘 E1 전무(1982년생), 구본권 LS니꼬동제련 상무(1984년생)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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