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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선임 무산된 남양, '비상경영' 체제로 간다

김승언 경영혁신위원장을 경영지배인으로 선임





사내이사 선임 불발로 새 경영진을 꾸리지 못한 남양유업(003920)이 경영지배인을 선임하고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남양유업은 29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김승언(사진) 경영혁신위원장을 경영지배인으로 선임해 당분간 대표이사직을 대체한다고 밝혔다.

경영지배인은 상법(11조)상 영업주를 대신해 영업에 관한 재판상 또는 재판 외 모든 행위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기존 사내이사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홍 회장의 모친인 지송죽 씨, 이광범 대표이사, 홍진석 상무 등 4인이었으나 홍 회장과 홍진석 상무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고, 이광범 대표가 사의를 표명한 터라 대표이사를 할 수 있는 사내이사는 공백인 상황이다.

당초 남양유업은 이날 오전 임시 주주총회에서 김승언 수석본부장과 정재연 세종공장장, 이창원 나주공장장을 사내이사로, 이종민 학교법인 광운학원 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한앤컴퍼니가 지난 10일 제기한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되면서 이러한 계획이 무산됐다.



남양유업 대주주 측은 "이미 이광범 대표가 사직을 밝혀 공백이 된 상태에 신규 이사 선임을 통해 최소한의 회사 경영 체제를 갖추려고 했으나 의결권 제한으로 정상화에 차질이 생겼다"며 "대표이사로 선출할 이사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일단 김승언 지배인 체제로 경영하고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 매각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을태 남양유업 노조위원장은 "김승언 경영혁신위원장 중심의 회사 경영 안정화 노력에 힘을 보태겠다"며 "의결권 가처분 등 매각 당사자 간 다툼이 직원 피해로 전가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홍 회장과 그 일가는 남양유업 보유 지분 53%를 3,107억 원에 넘기는 계약을 한앤컴퍼니와 지난 5월 체결했으나 지난달 초 돌연 계약 해제를 통보해 양측 간에는 소송전이 벌어지고 있다. 홍 회장은 계약 내용이 한앤컴퍼니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고 불평등한 계약이었다며 경영권 교체와 제3자 매각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한앤컴퍼니는 양측 간 계약은 유효하다며 홍 회장 등을 상대로 남양유업의 주식 매각을 금지해 달라는 주식 처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이 인용한 상태다. 홍 회장과 한앤컴퍼니의 매각 협상 결렬 배경과 관련해 일각에선 홍 회장 측이 남양유업의 카페 브랜드 '백미당'과 오너 일가의 자리 보전을 요구했고, 이와 관련해 구두로 나눈 사전 합의사항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 이유가 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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