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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대란에도...현대車 영업익 1.6조 '선방'

환율 악재 속 글로벌 판매 10% 감소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모델로 수익성 방어

전기차 전략 수정, 2025년 56만대보다 상향





현대자동차가 차량용 반도체 품귀와 원화 강세라는 악재 속에서도 지난 3분기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수급 지연이 빚어지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를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종에 집중 공급해 글로벌 판매량 급감에도 수익성을 방어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올해 초 제시한 연간 판매 목표를 400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는 26일 올 3분기 매출액이 28조 8,672억 원, 영업이익이 1조 6,067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률은 5.6%를 나타냈다. 3분기까지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5조 원을 넘기면서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7조 원을 웃돌고 있다.

글로벌 도매 판매가 10% 가까이 급감한 가운데 실적 개선을 이루면서 3분기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현대차의 지난 분기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89만 8,906대에 그쳤다. 국내에서는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생산이 줄면서 전년 동기 대비 22.3% 감소한 15만 4,747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해외 판매는 74만 4,159대로 6.8% 줄었다. 중남미 등 신흥국에서는 판매가 회복된 반면 주요 시장에서는 반도체 부족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해외 시장에서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반으로 사상 첫 분기 매출 30조 원을 돌파한 2분기보다는 실적이 악화됐다.



현대차는 이날 3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남은 4분기에도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동남아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지난 9월 이후 둔화되고 있으나 4분기를 넘어 내년까지도 일부 영향은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전 분기 대비 생산 일수 증가와 3분기 대비 반도체 수급 일부 개선 등 영향으로 4분기 도매 판매는 전 분기 대비 약 15~20% 증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장기화와 반도체 수급난을 고려해 올해 초 제시한 연간 실적 가이던스도 일부 손봤다. 먼저 올해 판매 전망은 기존 416만 대에서 400만 대로 낮췄다. 올 들어 3분기까지 293만 100대를 판매한 만큼 4분기에 100만 대 이상을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4분기 최대 생산을 목표로 노조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자동차 부문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전년 대비 14~15%에서 17~18%로 오히려 높였다. 영업이익률도 기존 4~5%에서 4.5~5.5%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투자 계획은 △연구개발(R&D) 투자 3조 3,000억 원 △설비 투자 3조 9,000억 원 △전략 투자 8,000억 원 등 기존 대비 9,000억 원가량 줄어든 8조 원으로 변경했다.

현대차는 3분기와 마찬가지로 전기차와 제네시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수익성 악화의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전기차 부문에서는 당초 목표로 설정한 ‘2025년 56만 대 판매’의 상향 가능성도 시사했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최근 급변하는 전기차 시장을 감안하면 기존 목표치가 다소 보수적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현재 내부적으로 전동화 가속화를 위한 전략 수정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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