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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비즈]"ESG로 더 큰 수확 거두고 나누자"…'빅립' 화두 던진 최태원

■2021 SK CEO 세미나

崔 "딥체인지 최종은 ESG스토리"

탄소발자국 제로 사업으로 전환

모든 관계사의 역량 집중 강조

2030년 사회적가치 30조 실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2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1 CEO 세미나'에서 그룹의 미래 비전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 톤)의 1%가량인 2억 톤의 탄소를 SK그룹이 줄이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SK




‘딥체인지(근본적 변화)’를 외쳐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번에는 ‘빅립(더 큰 수확)’이라는 말을 꺼냈습니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탄소중립에 대한 의지도 구체적이고 강력하게 밝혔는데요, 어떤 얘기일까요.

SK그룹은 지난 20~22일 경기도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2021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매년 10월 SK그룹은 주요 경영진과 직원들이 모여 지금까지 이룬 일을 점검하고 미래 전략을 함께 고민하죠. 이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서는 폐막연설입니다. 최 회장이 직접 연설자로 나오는데, 마무리 발언 정도가 아니라 그룹의 미래 비전에 대해 상세한 청사진을 제시하기 때문이죠.

올해 최 회장은 “오는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 톤)의 1% 정도인 2억 톤의 탄소를 SK그룹이 줄이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상당히 도전적인 과제로 평가되는데요, 우선 기존 사업 분야에서 공정 효율을 개선하고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방식 등으로 0.5억 톤을 감축하기로 했습니다. 또 전기차 배터리와 수소 등 친환경 신사업에 100조 원 이상을 투자하고 협력사 지원을 비롯한 공급망 관리를 통해 나머지 1.5억 톤 이상을 추가로 줄일 방침이죠. SK그룹은 한발 더 나아가 2035년께 누적 배출량과 감축량이 상쇄되는 ‘탄소 발자국 제로’를 선언했습니다. 최 회장은 “SK가 지금까지 발생시킨 누적 탄소량이 대략 4억 5,000만 톤에 이르는데 이른 시일 안에 이를 모두 제거하는 것이 소명”이라며 “미래 저탄소 친환경 사업의 선두를 이끈다는 사명감으로 ‘탄소 발자국 제로’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SK그룹은 그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심혈을 기울여왔습니다. 최 회장이 던진 화두는 E(환경)에 해당되죠.



최근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40%(2018년 대비)로 상향된 뒤 다수 기업들이 불가능한 목표라며 아우성치고 있습니다. 더욱이 SK는 탄소 배출량이 많은 석유화학 계열사를 다수 거느리고 있습니다. 그런 SK가 선제적으로 탄소중립 비전을 외치는 배경은 무엇일까요. 최 회장은 “앞으로 생각보다 매우 빠른 시간 내에 탄소 가격이 톤당 100달러를 초과할 뿐 아니라 지속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 뒤 “향후의 사업 계획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조건하에서 수립해야 하며 탄소 발자국 ‘제로’에 도달할 수 있는 사업 모델로의 진화와 첨단 기술 개발에 모든 관계사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보다 앞서 개막 연설을 맡은 조대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말도 들어보죠. 그는 “넷제로(탄소 배출 0)는 SK의 생존과 미래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도전적 과제”라며 “가보지 않은 길이라 어렵겠지만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혁신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또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회사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로 시장을 만들어간 공통점이 있다”고 덧붙였죠. 답이 보입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라고 했죠. SK는 시대적 흐름인 탄소중립을 어쩔 수 없이 따라가기보다는 선도기업으로 새 기회 찾기에 나서겠다는 뜻을 명료히 한 셈입니다.

최 회장은 S(사회적 가치)에 대해서도 “사회적 가치는 결국 구성원의 행복과 이해관계자의 행복”이라며 “2030년 30조 원 이상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표로 지속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G(지배구조)에 대해 “이사회 중심의 시스템 경영으로 더욱 투명해져야 한다”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지배구조 혁신을 이뤄내자”고 당부했습니다.



이렇게 ESG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빅립’에 도달한다는 게 최 회장의 생각입니다. 그는 “딥체인지 여정의 마지막 단계는 ESG를 바탕으로 관계사의 스토리를 엮어 SK가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 간명한 그룹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빅립(더 큰 수확)’을 거두고 이해관계자와 함께 나눠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ESG의 가치를 그룹 경영 철학으로 완벽히 내재화함으로써 경제·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얘기죠.

SK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번 CEO 세미나에서 △넷제로 △파이낸셜 스토리 △행복 경영의 실행력 강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고 합니다. SK의 한 관계자는 “SK의 딥체인지 추진이 개별 회사의 파이낸셜 스토리 완성 차원을 넘어 ESG 바탕의 차별적인 철학과 가치를 지닌 그룹 스토리로 한층 진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세미나에는 최 회장 외에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에스케이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주요 관계사 CEO 등 3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각 사 구성원 1,000여 명도 온라인으로 동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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