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미국 3대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며 북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스텔란티스와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텔란티스는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삼성SDI와도 합작사를 세우게 됐다. 전날 LG에너지솔루션과 연 4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는데 나머지 물량을 삼성SDI가 따낸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이번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미국 내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에 돌입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투자와 합작 공장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투자금이 최소 조 원 단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 공장 설립에 따라 삼성SDI의 생산 거점은 총 4곳으로 늘어난다. 현재는 국내 울산, 중국 시안, 유럽 헝가리에 전기차 배터리셀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스텔란티스가 이례적으로 복수의 배터리 업체와 합작법인 설립에 나선 것은 여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텔란티스는 올 1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엥(PSA)이 합병해 출범한 회사로 크라이슬러·피아트·마세라티·지프·오펠·시트로엥 등 14개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의 전기차 라인업에 발맞춰 배터리도 여러 규격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오는 2025년부터 자국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하지 않은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어서 삼성SDI의 미국 진출은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많았다”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각각 파우치형, 각형 배터리로 주력 제품이 다른 점이 스텔란티스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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