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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비즈] 최태원 SK 회장이 미국 출장 가는 이유는

포드와의 대규모 배터리 사업 협의

현지 1위 도약 위한 적기 맞아

美 반도체 정보 요구에도 대응할듯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달 말께 미국 출장길에 오를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배터리·반도체 등 미국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달 말께 미국 출장을 갈 예정이다. 오는 25일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회동 이후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최 회장은 미국 배터리 사업을 점검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SK온과 미국 2위 완성차 업체 포드는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을 짓는 데 10조 2,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포드 수뇌부와 만나 새 공장이 들어설 테네시주와 켄터키주 등지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SK온이 포드와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국 배터리 사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양 사는 각각 5조 1,000억 원을 투자해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조지아주에서 단독으로 건설 중인 공장 두 곳과 합치면 SK의 미국 내 생산능력은 150기가와트시(Gwh)로 대폭 확대되며 현지 최대 배터리업체로 도약하게 된다. 배터리 사업에서 포드와의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된 만큼 최 회장은 포드 수뇌부와 만나 향후 사업 방향을 협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업계 관계자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전기차 확대 정책으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미국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SK그룹으로서는 미국 배터리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굳힐 수 있는 적기를 맞이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SK온은 오는 2025년까지 현재 업계 1·2위인 중국 CATL,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세계 3위 배터리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업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최 회장은 미국에서 이뤄지는 친환경 사업도 살필 것으로 관측된다. SK그룹은 수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미국 수소 기업인 플러그파워·모노리스와 각각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또한 SK E&S는 미국 에너지 기업인 키캡처에너지(KCE)의 지분 약 95%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SK그룹이 탄소 중립에 대비하기 위해 배터리 사업은 물론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수소 분야에도 적극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국내외 반도체업계에 핵심 정보 제공을 요청한 점도 최 회장의 미국행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상무부는 글로벌 반도체 제조·설계업체를 대상으로 공급망 전반에 대한 정보를 11월 초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반도체업체로서는 매출·생산·재고·고객 등 민감한 정보를 다수 공개해야 하는 만큼 큰 부담을 지게 된 상황이다. 백악관의 이번 조치 대상에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도 포함돼 최 회장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이밖에 SK하이닉스가 실리콘밸리 연구개발(R&D) 센터에 약 1조 1,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미국에서의 반도체 사업 현안도 산적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공급망(GVC)이 미국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국내 주요 그룹이 미국 사업을 집중적으로 챙겨야 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총수들의 미국행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 7월 미국 출장 당시에는 미국 투자 거점인 SK워싱턴 지사를 찾아 사업현황을 보고 받고 SK하이닉스 사업장도 찾아 투자 현황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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