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분기 실적을 공개한 후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 기록을 썼다. 경기회복에 따라 본업인 철강 수요 증가에 원료인 철광석 가격 하락이 뒷받쳐줬다는 분석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과 포스코케미칼(003670)·포스코강판(058430) 등 자회사들의 신성장 사업 부문 성장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13일 포스코는 올 3분기 매출 20조 6,100억 원, 영업이익 3조 1,100억 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14조 2,600억 원)은 44.5%, 영업이익(6,700억 원)은 364.2% 급증했다.
포스코는 이번 분기 영업이익 3조 원을 돌파하며 분기 실적을 공개한 지난 2006년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이번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 3분기 포스코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8조 8,037억 원, 2조 5,959억 원으로 추정했다. 시장 추정치 대비 매출은 9.6%, 영업이익은 19.8% 높게 나온 것이다.
포스코는 올해 내내 호실적을 내고 있다. 앞선 2분기에도 포스코는 영업이익 2조 2,006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낸 바 있다. 불과 3개월 만에 종전 기록을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이다. 이번 연결 기준 실적 상승을 이끈 것은 본업인 철강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매출 원가율이 20% 포인트 가량 개선됐다. 포스코의 별도 기준 잠정 매출액은 11조 3,1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9% 늘었고, 영업이익은 2조 3,000억 원으로 784.6% 급증했다.
포스코의 실적을 견인한 것은 자동차·조선 등 전방산업 호조다. 포스코의 영업이익 절반가량은 자동차·조선 철강재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수년 동안 동결됐던 조선용 후판 가격이 크게 오르며 철강 제품 전반의 수익성 개선 효과가 커졌다. 올 하반기 후판 가격은 상반기 톤당 약 70만 원에서 110만 원대로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최대 철강재 생산국인 중국의 감산도 포스코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철강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산 철강 제품 수입은 그간 국내 철강 업계가 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하던 주 요인이었다”며 “수입이 줄며 우리 철강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이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철강재 감산 정책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올 4월 중국 중앙정부는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올해 조강 생산량을 지난해 생산량인 10억 6,000만 톤 수준으로 맞추라는 ‘조강 감산령’을 발표했다. 철강재 가격이 고공 행진하며 포스코의 4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포스코의 철강 자회사 실적도 호조세다. 포스코 자회사인 포스코강판은 지난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3,899억 원, 영업이익 559억 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2.9%, 924.2% 증가한 성적이다. 당기순이익은 861.9% 늘어난 415억 원을 남겼다. 향균 강판을 적용한 프리미엄 전자 제품 판매 호조, 코로나19로 위생의 중요성이 높아지며 핸드레일과 화장품 케이스 등 향균 강판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또 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케미컬 등 자회사들의 신성장 사업 부문의 고속 성장이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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