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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비즈] “만들고 만들어도 부족하다”…삼성전기 ‘이것’에 1조원 투입한다

삼성전기, 반도체 기판 캐파 증설…최대 1조원 투입

계속되는 반도체 기판 쇼티지 상황에 적극 대응

경쟁사 日 업체들도 발빠르게 증설 나선 상태

기존 라인 확충하고 ‘제3의 장소’ 신설 유력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서울경제DB




삼성전기(009150)가 반도체 패키지 기판 생산라인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최대 1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진 투자에서 삼성전기는 기술 진입 장벽이 높은 반도체 패키지 기판의 공급망을 대폭 확충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의 생산 라인 증설을 위한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이사회 최종 승인을 앞둔 상태다. 투자 규모는 최대 1조 원 수준이며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 패키징에 활용되는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의 생산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투자규모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금액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한해 삼성전기는 7,205억원을 설비투자에 집행했으며 이 가운데 기판에는 859억원을 썼다. 1,000억원도 채 되지 않는 설비투자를 해왔던 삼성전기가 수년내 1조원을 쏟아붓는다는 계획은 ‘파격 그 자체’로 받아 들여지는 분위기다.

이 같은 과감한 투자는 글로벌 반도체 기판 업황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기가 생산하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반도체와 메인보드 사이의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부품으로 코로나19 확산으로 PC와 태블릿 등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제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올해 상반기 반도체 기판 가격은 10% 후반까지 올랐고, 그 중에서도 수요가 높지만 공급사가 10여곳으로 제한적인 FC-BGA는 40%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FC-BGA 시장은 이비덴과 신코덴키 등 일본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선도기업인 이비덴은 이미 발 빠르게 증설 결정을 내린 상태다. 지난 7월 아오키 타케시 이비덴 대표는 “계속 제품을 만들고 또 만들어도 부족하다”며 1,800억엔(약 1조9,000억원)을 들여 자국 내 공장을 대폭 증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한 차례 생산라인 증설을 진행한 신코덴키도 수급 불안정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후발주자인 삼성전기가 대규모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경우,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이들을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기가 현재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생산 중인 세종과 부산에 추가 설비투자를 진행하는 동시에, ‘제3의 장소’에 공장을 신설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가 지난해부터 반도체 패키지 기판에 대한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것은 미래 성장 동력을 면밀히 고려한 결정”이라며 “다만 FC-BGA를 소량 생산하고 있던 베트남 사업장을 활용하게 될지, 국내 중소도시가 될지는 확실히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기 베트남 사업장은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주기판을 연결할 때 사용하는 경연성회로기판(RFPCB)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지만 수익 감소 등의 이유로 사업을 정리할 방침을 세운 상태다. 앞서 2분기 실적발표 때 삼성전기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의 지속적인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 수급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으며, 고사양 및 고부가제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BGA와 FCBGA 모두 단계별 캐파(생산능력)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투자자들에 설명했다. 다만 이날 삼성전기 관계자는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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