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난으로 실물 경기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부족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또다시 폭락했다. 경기 침체에도 물가는 오히려 뛰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덮쳤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49.64포인트(1.62%) 내린 3,019.18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25일(3,008.33) 이후 반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피지수는 이번 주 5거래일 중 3거래일에 걸쳐 1% 이상 급락해 투자자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유가증권 시장에서만 각각 3,034억 원, 4,873억 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이 7,611억 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20.07포인트(2.00%) 하락한 983.20으로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으로 1,000선이 무너졌다. 지난달 23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코스피·코스닥 양 대 증시를 동시에 매도하며 지수를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이날 급락세는 아시아 증시 전반에서 나타났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2.31%나 크게 하락한 2만 8,771.07에 마감해 지난달 2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과 홍콩 증시는 이날 국경절로 휴장했지만 대만 자취엔지수 역시 2.15% 내렸고 호주(-1.8%), 싱가포르(-1.0%)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글로벌 공급망이 훼손된 가운데 식품 가격 인상과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값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지속적으로 부추기는 점이 글로벌 경제의 암운으로 등장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급난, 인플레이션 추가 급등 우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금리 급등, 미국의 부채 한도 협상 난항 및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등 악재성 재료들만 시장 곳곳으로 퍼져나가는 모습”이라며 “특히 일시적 현상으로 믿었던 인플레이션 급등은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올해가 아니라 내년까지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수 있다’는 발언에 그 믿음이 깨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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