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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AI? 이렇게 가까이 와 있다니”…‘타임 푸어’를 위한 가전 [뒷북비즈]

■ 삼성전자 비스포크 제트봇 AI 사용기

삼성전자 모델이 최첨단 사물인식 기능을 탑재한 비스포크 제트봇 AI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 “매일같이 청소 하시는 걸 보니 무척 깔끔하시네요. 오늘도 깔끔히 청소할게요.” 로봇 청소기가 현관서 신발을 신던 나를 칭찬한다. 스마트싱스 애플리케이션으로 ‘전체 청소’를 눌렀던 나는 갑작스러운 칭찬에 당황했지만, 로봇을 믿고 외출한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아이들이 먹다 흘린 과자 부스러기도 뒤돌아 서면 떨어진 머리카락도, 생명체처럼 돌아다니는 먼지도 모두 사라졌으리라.

삼성전자가 MZ세대의 선호를 바탕으로 급성장 하고 있는 로봇 청소기 시장을 공략하며 지난 4월 야심차게 선보인 ‘비스포크 제트봇 AI’는 듣던 대로 똑똑했다. 자율주행 차량에도 탑재되는 라이다 센서와 최첨단 인공지능(AI) 프로세서 등으로 무장한 비스포크 제트봇 AI는 멀게만 느껴졌던 첨단 기술이 생활 속으로 깊숙하게 들어왔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며칠 간 사용해본 결과 비스포크 제트봇 AI는 통상적인 청소기보다 시간 관리 측면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사용자는 청소라는 행위에 귀한 시간을 투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가족들이 어디서 어떤 일을 하고 있든 로봇 청소기는 묵묵히 본인의 역할을 수행했다. 나의 경우에는 스마트싱스 앱으로 청소를 명령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상황에 따라 달랐지만 대개는 30~40분(전용면적 84㎡기준) 내에 청소가 모두 끝났다. 바닥에 옷이나 이불이 놓인 채로 급히 출근했을 때는 정리가 안된 구역을 제외하고 청소를 지시하는 것도 가능했다. 이 모든 지시를 앱에서 수행할 수 있다는 점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제트봇 AI가 층간소음을 방지하기 위해 거실에 깔아둔 매트를 넘나들며 청소하고 있다./이수민기자


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비스포크 제트봇 AI가 일체형 청정스테이션에서 충전을 하고 있다. 비스포크 제트봇 AI가 부엌장과 부딪히지 않는 범위 내에서 청소를 하고 있다. 사물인식 솔루션을 통해 파악한 청소구역(집) 가운데 청소를 해야 할 곳을 별도로 지정(파란색 사각형)한 모습./이수민기자


30평 청소 30분이면 뚝딱…층간소음방지 매트 깔려있어도 문제 없어

특히 비스포크 제트봇 AI는 층간소음 방지를 위해 깔아둔 소음방지 매트가 깔려있어도 청소에 문제가 없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로봇청소기가 약 2.5~3cm 높이의 매트를 넘지 못할 것을 우려해 구매를 미루는 경우가 많은데, 제트봇 AI는 반복적으로 턱을 오르내리며 청소했다. 청소 공간을 파악하는 맵핑 초반에는 턱을 알아차리는 과정이 시간이 걸리기도 했지만 공간 파악이 완벽히 되고 난 이후에는 매트 표면에 대한 청소도 확실히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최초 공간 맵핑은 15분 정도 소요됐는데 한번 파악이 끝난 후에는 ‘청소 금지구역’ 등을 설정해 두면 사용하기 편했다.



아이 장난감이나 책, 불규칙하게 놓인 가구도 쏙쏙 피해갈 때면 뛰어난 사물인식 능력에 감탄하기도 했다. 의자 다리 사이로 왔다 갔다 하며 먼지를 흡입하거나 걸레받이에 부딪히기 직전 멈춰서 방향을 전환할 때, 이 감탄은 극대화 됐다. 전선줄을 밟고 엉켜서 전원이 꺼지거나 중심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공간을 향해 달려가는 일이 없었다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또한 16개의 에어홀로 구성된 ‘제트 싸이클론’으로 깔끔한 청소를 진행하기에 유·무선 진공 청소기를 직접 돌렸을 때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마루바닥에 최적화된 소프트 브러시는 머리카락이 걸리지 않도록 잘게 잘라주는 자체 엉킴 방지 기능이 갖춰져 있다는 점도 좋았다.

먼지통까지 알아서 비워주는 편리함…음성·앱 지시 뭐든 가능

주로 스마트싱스 앱으로 청소 명령을 내렸지만 음성으로도 지시할 수 있었다. ‘하이 빅스비’로 호출하고 청소 시작, 혹은 청소 중지 등으로 간단한 동작을 명령해봤을 때도 무리없이 수행했다. 맵 위에 표기된 특정 가구 주변을 청소해 달라는 주문도 명확하게 알아들었다. 기기 가까운 곳에 있을 때는 음성 지시가 아무래도 간편했다. 그러나 비스포크 제트봇 AI의 최대 강점은 일체형 청정스테이션에서 빛을 발했다. 과거 청소기는 먼지통 또는 먼지봉투를 사용자가 주기적으로 털어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흡입한 먼지가 외부로 노출되는 일이 왕왕 있다. 그러나 충전 역할도 함께 하는 이 청정스테이션은 로봇 청소기가 돌아온 즉시 먼지통을 비워주고, 이 먼지들은 2.5리터 크기 먼지백에 포집된다. 삼성전자는 일반적으로 3개월에 한번 정도 스마트폰이나 청정스테이션에 먼지백 처리를 요청하는 알람이 뜬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제트봇 AI가 소파 밑으로 들어가 마루바닥을 청소하고 있다./이수민기자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호불호 갈릴까…삼성 “급팽창 시장 공략할 것”

그러나 개선해야 할 부분도 눈에 띈다. 주기적으로 출근해 자리를 비우는 가정이라면 로봇청소기를 쓰는 것이 효율적으로 시간을 쓸 수 있다. 하지만 청소기를 돌리는 것이 크게 부담이 없는 가정이라면 고가의 로봇 청소기를 추가로 구입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면적에 따라 충전을 한 번 거치고 청소를 완료하는 경우가 있기에 빠른 청소를 원하는 가정은 속도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정숙한 진공 청소기를 쓰던 집은 먼지 흡입구에서 발생하는 소음에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기기 사용법은 대체로 직관적이지만 QR코드를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는 사용설명서 등은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로봇 청소기 시장은 지난 2019년 26만대에 불과했지만 2020년 32만대, 올해 40만대까지 급속 팽창하고 있다”며 “기존 로봇청소기 사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주행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비스포크 제트봇 AI로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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