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출시 예정인 개인용 투자 국채 상품에 복리 혜택이 적용될 전망이다. 가산금리, 분리과세 등의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하지만 긴 보유 기간, 낮은 환매성 등의 이유로 일부 부자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8일 조세재정연구원이 작성한 ‘개인투자용 국채상품 도입방안 조세특례 예비타당성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개인 투자용 국채의 이자를 6개월 단위 복리 방식으로 계산해 만기 때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만기 시 원금과 이자를 일시에 상환 받는 구조의 개인 투자용 국채와 6개월마다 이자를 지급 받는 일반 국채 간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다.
여기에 기재부는 만기 보유 시 10년물은 30%, 20년물은 50%의 가산금리를 지급하며 이자소득에 분리과세를 적용할 계획이다. 분리과세 혜택은 오는 2024년 말까지 국채를 매입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다만 연간 금융 소득이 2,000만 원을 넘는 종합과세 대상자는 분리과세 혜택을 받지 못한다.
시장금리 수준이 1.72% 수준일 때 20년 만기 개인 투자용 국채에 1억 원을 투자했다면 50%의 가산금리(0.86%포인트)를 더해 2.58%의 금리가 적용된다. 복리 효과가 없다면 이자소득은 세전 기준 5,160만 원이지만 복리를 적용하면 6,697만 원을 받게 된다. 이자소득에서 약 1,530만 원 차가 생기는 것이다.
이 같은 혜택을 통해 국민들에게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한 장기 투자 기회가 제공될 수 있을 전망이다. 기관투자가 및 외국인 투자자에 집중된 국채 시장 투자 수요 저변을 다변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다만 환금성 등의 문제로 투자용 국채를 매입하는 개인이 많지 않을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만기까지 국채 상품을 보유해야 하는데 개인용 국채 상품의 경우 10~20년의 장기물로 나온다.
여기에 국채의 시중 유통과 개인 양도·증여 등 소유권 이전이 일절 금지된다. 국채 매입자 사망에 따른 상속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국가에 채권을 중도 환매할 수는 있지만 이 경우 가산금리, 세제 혜택 등은 적용 받지 못한다. 반면 목돈을 오래 묶어둘 수 있는 부자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일반 투자자보다는 여유 자금을 지닌 ‘현금 부자’들이 포트폴리오 구축 차원에서 국채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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