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사진) 현대카드 부회장이 현대캐피탈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경영에 집중하기로 했다.
6일 재계와 금융업권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오는 30일부로 현대캐피탈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사위인 정 부회장은 현재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 등 현대차그룹 금융 계열사 3곳의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정 부회장은 조만간 있을 현대캐피탈 이사회에서 대표직 사임을 공식 표명할 예정이다. 현대캐피탈은 현 목진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며, 신임 사내이사는 향후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결제 시장이 워낙 빠르게 변하고 있고 현대카드도 데이터사이언스,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으로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결제 시장에 각종 페이 회사가 진출하고 고객 요구도 세분화하면서 데이터 분석과 이를 활용한 마케팅이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금융과 디지털을 결합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도입해 이에 기반한 상품 설계와 고객 맞춤형 마케팅을 제공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국내 카드 업계 최초로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를 출시해 업계 흐름을 주도했다. 향후 현대카드와 커머셜에 집중해 결제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캐피탈사는 자동차 등 모빌리티 산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현대캐피탈도 앞으로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부문과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 부회장의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사임을 두고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과 금융 계열사 간의 계열 분리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 측은 “계열 분리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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