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이 코로나19 재확산에도 554억 달러를 넘으며 역대 월 수출액 1위를 3년 10개월 만에 다시 썼다. 기업들이 코로나19에도 제조업 기술력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구슬땀을 흘리며 반도체를 필두로 15대 주력 품목의 수출이 고른 성장세를 보인 덕분이다. 정부는 수출 호조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해 올해 수출은 6,000억 달러를 재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7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6% 증가한 554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7월 수출액은 무역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5년 만에 가장 많다. 종전 기록은 2017년 9월의 551억 2,000만 달러였다. 올 들어 7월까지 수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26.6% 늘어난 3,587억 달러를 기록해 2010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7월 일평균 수출은 조업 일수가 지난해 동월 대비 0.5일 줄었지만 32.2% 늘어난 22억 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수입은 536억 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8.2% 증가했고 무역수지는 17억 6,000만 달러로 15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뿐 아니라 수입 증가세도 커져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우려됐던 산업 활동 동향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출은 15대 주력 산업이 모두 늘어난 가운데 13개 품목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수출 1위 반도체는 39.6% 증가한 110억 달러어치가 해외로 나갔고 수출 2·3위인 석유화학과 일반기계는 각각 7월 증가율이 59.5%, 18.4%에 달했다. 신성장 산업으로 꼽히는 바이오헬스(27.2%)와 2차전지(31.3%) 역시 역대 7월 수출액 중 가장 많았다. 지역별 수출도 모두 증가했으며 핵심 시장인 중국과 미국·유럽연합(EU)·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등에 대한 수출 규모는 역대 7월 중 1~2위를 기록했다. 중남미와 인도·중동뿐 아니라 독립국가연합(CIS) 등 신흥시장으로의 수출도 고르게 늘었다.
산업부는 하반기에도 수출 상승세가 이어져 올해 전체 수출액이 3년 만에 6,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 등이 올해 세계 교역 성장률 전망을 8%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 것도 고려됐다. 반도체와 석유 제품 등 주력 제품의 수요가 회복돼 수출 단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것도 긍정적 측면이다. 다만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크게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는 변수로 꼽힌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그동안 축적한 우리 제조업의 기술과 글로벌 경쟁력이 없었다면 최근의 역대급 실적도 없었을 것"이라며 "현재의 좋은 흐름을 이어나가 역대 연간 최대 수출액과 무역 1조 달러 회복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