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주식 보유 비중이 약 5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체 시총 대비 외국인 보유 주식의 비중은 34.12%였다. 이는 2016년 8월 17일(34.03%) 이후 최저 수준이다.
2010년대 들어 외국인의 보유 시총 비중이 가장 높았던 2020년 2월 24일(39.30%) 이후 외국인은 무려 46조8,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작년 이후 월간으로 보면 2020년 1월·7월·11월, 올해 4월을 제외하고 매도 우위를 보였다. 최근 들어서는 3개월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 순매도 배경으로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이슈로 인한 원화 약세 등이 꼽힌다.
보다 근본적으로 이러한 외국인의 매도세가 2010년대 들어 전 세계 경제 환경이 변화한 추세적 결과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글로벌 수요의 증가 속도가 둔화하고 장기 저성장에 대한 우려로 무역 장벽이 높아지면서 미국 등 선진국에 제품을 공급하는 '공장' 역할을 하던 신흥국의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 증시에서 대형주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심화하면서 (미국 중소형주·신흥국으로의) 확장적인 성장보다는 특정 성장 산업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외국인의 영향력이 적은 중소형주, 외국인이 관심을 가질 만한 성장주 등이 유리한 환경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지난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에 LG화학(051910),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 삼성SDI(006400) 등 2차전지 관련 기업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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