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회복과 함께 ‘정상화’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에 힘입어 아시아 증시는 올 초에 강세를 나타냈다. 인플레이션 우려, 코로나19 재확산 등 리스크 요인이 부상했음에도 아시아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시아 기업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고 앞으로의 전망 또한 낙관적이다. 이와 동시에 강력한 수요 회복과 구조적 성장이 가속화됨에 따라 일부 섹터에서는 신규 투자(CAPEX) 사이클이 시작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시장 대비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수준과 낮은 글로벌 투자 비중 등을 고려하면 아시아 지역은 다양한 기회와 잠재력을 보유한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판단된다.
먼저 5G(5세대)와 빅데이터 센터 등 디지털 인프라 산업이 새로운 기회로 떠올랐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재택근무 장기화와 함께 큰 폭으로 성장했으며 온라인 쇼핑몰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디지털 경제의 흐름에서 다소 뒤처져 있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지역에서도 기술 유비쿼티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실제로 주식시장에도 이러한 변화가 점차 반영되고 있다. 텐센트와 같은 콘텐츠 기업에서부터 알리바바를 비롯한 플랫폼 기업, 삼성과 TSMC 같은 반도체 기업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경제의 가치사슬(value chain)에서 다양한 투자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
공급망 변화도 아시아 지역에서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한다.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미중 무역 갈등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중국에 집중돼 있던 공급망을 점차 인근 국가들로 다양화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까지 겹치며 공급망 다각화 움직임이 보다 빨라지기 시작했으며 잠재적인 고객층을 갖춘 아세안 국가 및 인도 등이 그 수혜를 받고 있다. 베트남·말레이시아·태국과 같이 전자 산업과 제조 역량이 성장하는 국가들에서도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속 가능성도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세계 각국은 ‘탄소 중립’을 목표로 삼고 지속 가능한 정책을 펼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밸류체인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지속 가능성 트렌드는 개인들의 생활습관도 바꿔놓았다. 감염에 대한 우려로 지하철이나 버스 대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전반적으로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면서 헬스케어나 웰니스 기업에도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변동성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투자자에게는 좋은 기업을 합리적인 가격에 접할 수 있는 기회의 시기다. 개별 기업의 기초체력과 성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별적으로 접근한다면 장기적인 구조적 변화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매력적인 아시아 기업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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