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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보장" 반기는 은행원 vs "불편 커져" 직장인은 뿔났다[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방은행 '점심시간 셧다운' 시행한다는데

부산銀, 정오~오후 1시 영업중단

대구銀 이어 '점심시간 동시 사용'

"1~2명 남아있으면 오히려 더 혼잡"

금융노조 전국 은행으로 확대 추진

"점심시간에만 틈 나" 고객들은 불만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지방은행이 잇따라 점심시간의 동시 사용 제도를 시범 도입하고 있다. 점심시간에 아예 은행 문을 닫고 은행원들이 식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은행원의 휴게 시간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노동조합은 올해 전국 단위 전면 시행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점심시간에 은행 업무를 보는 회사원 등 고객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도 쏟아진다. 은행의 공공 서비스 성격에 반한다며 불편하다는 주장도 거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다음 달 2일부터 올해 말까지 일부 점포에서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한 시간 동안 은행 영업을 중단한다. 대상 점포는 부산 영주동·정관모전·남천삼익·사직쌍용·신개금·신덕포·광일로·동의과학대·부산외국어대·신라대·동명대·용당 등 12곳이다.

점심시간에 지점의 영업 중단을 시범 도입한 곳은 부산은행이 처음은 아니다. 대구은행은 지난 1월부터 지역 소형 점포 7곳에서 낮 12시 30분~오후 1시30분 동안 업무를 하지 않는 점심시간 휴무 점포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점심시간에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이 적은 점포를 선정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부산은행 노조 측은 “평소 고객 이용이 많고 규모가 큰 지점보다 영업소를 중심으로 점심시간 동시 사용 제도를 도입하려고 한다”며 “주로 아파트 단지 내 있는 영업소로 한 달 전부터 고객에게 충분히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은행 역시 평소 은행원이 5명 이하로 근무하는 소형 점포에 한해 시범 적용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은행원의 점심시간 보장이 은행원의 건강권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통상 시중은행의 영업점에서 직원들은 2~3교대로 점심시간을 사용하고 있다. 3교대의 경우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한 시간씩 점심시간으로 사용하는 식이다. 그러나 고객들이 몰리는 경우 이마저도 충분히 다 사용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교대로 남은 은행원 1~2명이 점심시간에 창구에 남아 서비스하는 게 오히려 창구의 혼잡도를 더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은행의 한 관계자는 “소규모 점포에서는 은행원 한 명이 점심시간 업무를 다 처리해야 해 금융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며 “점심시간에 다 같이 쉬고 이후 충분한 인원의 직원들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금융 사고 위험도 낮추고 신속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로 굳이 지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모바일로 대부분의 금융 서비스가 가능해진 점도 은행원의 점심시간 동시 사용을 뒷받침해주는 근거로 손꼽힌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차원에서도 올해 또다시 점심 보장을 내걸고 나섰다. 금융노조는 올해 2월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데 이어 지난달 금융 소비자, 은행원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까지 실시하며 전국 단위의 전면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해에도 ‘중식 시간 동시 사용 요구안’을 임단협 안건으로 내놓은 바 있다.

관건은 점심시간에 문을 닫는 은행에 대한 고객들의 반발이다. 고객들은 은행이 아예 문을 닫으면 점심시간을 쪼개 은행 업무를 보려는 직장인의 불편이 커질 것이라며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모바일 뱅킹이 활성화됐지만 대출 업무 등 일부 서비스는 여전히 창구를 방문해야 하는 점도 변수다. 고령층 등 금융 취약 계층에 대한 금융 접근성을 더 떨어뜨린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미 점심시간 동시 사용을 시범 도입한 대구·부산은행에서 제도의 전면적인 도입에 신중한 입장을 펼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 은행은 직장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지점 등을 포함해 전 지점으로 제도를 확대 적용하기 전 은행원·고객의 반응 등을 종합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융노조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은행원의 약 70%는 점심시간 동시 사용을 찬성하지만 고객의 70%가량은 반대하는 것으로 나온다”며 “고객의 높은 반대를 은행 임원진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전국에 영업점을 둔 시중은행에서는 도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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