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004170)그룹이 국내 1위 보톡스 기업인 휴젤 인수를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했다. 화장품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이 휴젤 인수를 통해 화장품과 보톡스의 시너지를 노리는 것이다.★본지 6월 17일자 1면·2면 참조
신세계는 17일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휴젤 인수를 검토 중으로 현재까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이 휴젤 인수 추진 중임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휴젤 역시 “최대주주에게 확인한 결과, 최대주주는 당사 지분 매각에 대해 검토 중이다”며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답변해 신세계 등 국내외 기업 등과 매각을 논의 중임을 확인했다.
서울경제 시그널은 지난 17일 신세계가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털과 휴젤 경영권 매각을 위한 단독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수 대상은 베인케피털이 가진 지분 44%다. 인수 금액은 2조 원으로 알려졌다. 특히 베인캐피털은 경쟁입찰을 거치지 않고 수의계약 방식을 통해 신세계백화점과 딜을 진행하고 있다. 세부 조율을 끝낸 뒤 두 회사는 주식매매계약(SPA)도 조만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는 정유경 신세계 총괄 사장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괄사장은 화장품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SI)이 키운 브랜드 비디비치가 중국에서 ‘리틀 샤넬’로 불리는 것을 보면서 뷰티 산업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자체 화장품 브랜드도 여러 개 가졌고 최고급 스위스 브랜드인 스위스퍼펙션도 인수했다. 또 세계 1위 색조 제조 업체인 이탈리아 인터코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휴젤은 국내 보톡스 시장 1위 업체다. 성형외과 원장과 생물학 박사 등 의사 3인이 지난 2001년 공동 설립했다. 2010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보툴리눔톡신 개발에 성공한 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2015년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면서 공동 설립자 중 2인이 보유 지분을 정리했고 나머지 1인은 2017년 지분을 베인캐피털에 매각했다. 베인캐피털은 당시 구주와 신주, 전환사채(CB) 인수 등으로 휴젤 지분 44.4%를 인수한 바 있다.
휴젤은 현재 일본과 대만·베트남·러시아 등 27개국에서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휴젤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110억 원, 영업이익은 78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강도원 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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