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주간 단위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까지 지정했지만 서울 아파트 값도 1년 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오락가락하는 정부와 여당의 행보로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면서 시장이 또다시 혼란에 빠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이번 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전주보다 0.03%포인트 오른 0.34%로 집계됐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지난 2012년 5월 이후 주간 단위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수도권뿐 아니라 서울 아파트 매매가도 1년 반 만의 최고치인 0.12%를 기록했다.
집값 상승세는 2·4 공급 대책 이후 잠시 둔화하는 분위기였지만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4월부터 ‘V자 반등’을 이어가고 있다. 꺾일 듯했던 집값이 우상향하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영끌 수요’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원·도봉구를 비롯한 서울 외곽 지역과 경기·인천 아파트들의 상승세가 가팔라진 것이 그 방증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2·4 대책을 비롯한 공급 대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이미 잃은 것 같다”며 “외곽 지역 아파트와 빌라 등 중저가 주택의 가격까지 상승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매매뿐 아니라 전세 가격도 심상치 않다. 전국을 비롯한 수도권과 서울 전세가 상승 폭이 모두 지난주 대비 확대됐다. 특히 반포 재건축 단지 이주의 영향으로 서초구 아파트 전세가가 6년 3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인 0.56%를 기록했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