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에 치우쳤던 도시재생이 개발·정비를 포함하는 ‘2세대 도시재생’으로 대전환된다. 도시재생사업이 지금껏 보존 및 관리 위주로 추진되면서 주택공급과 기반시설 확충 등 낙후된 주거환경을 낙후성을 개선하는 데 미흡했을 뿐 아니라 공공사업으로만 추진돼 민간의 참여가 부족했다는 지적에 따른 개편으로 풀이된다.
17일 서울시는 도시재생 유형을 ‘주거지 재생’과 ‘중심지 특화재생’ 등 두가지로 재구조화하고 그 사업기법을 다양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번 2세대 도시재생을 통해 오는 2026년까지 주택 2만4,000호를 공급하고 8,400명의 직간접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주거지 재생의 경우 기반시설 여건과 주민갈등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재개발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재개발이 가능한지 여부에 따라 △재개발 연계형 △소규모 주택정비형 △종합관리형 등의 유형으로 추진된다.
도시재생지역 중에서도 기반시설이 너무 열악한 주거지는 민간주도 재개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재개발연계형이 도입된다. 다만 사업성 등을 이유로 재개발이 추진될 수 없는 지역의 경우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생활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정비구역 내 주민편의시설을 공유하고 주변에 도로·공원 같은 기반시설을 조성해 소규모 정비사업이 추진 가능한 여건을 만들 계획이다.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에는 서울시가 새롭게 도입하는 ‘모아주택’을 비롯해 가로주택, 자율주택 등이 포함된다. 종합관리형은 한옥밀집지구, 고도지역 등 도시계획적 규제로 재개발이 어렵고 도시의 정체성 강화 차원에서 보존이 필요한 지역에 대한 유형이다. 해당 지역에는 골목길 재생, 생활기반시설 정비, 한옥주택 개량 등 ‘관리’에 중점을 둔 종합적인 재생사업이 지속되며 건폐율·도로조건 등 민간건축 활성화를 위한 지원제도도 발굴할 예정이다.
중심지 특화 재생은 그동안 미미했던 민간개발 활성화에 방점을 뒀다. 도심 내 저이용 대규모 부지, 쇠퇴한 시가지 등을 대상으로 추진되는데, 김포공항 복합개발 등 신규 재생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용산전자상가 등 기존 15개 재생사업은 이번 재구조화 내용을 반영해 사업계획을 조정할 방침이다.
중심지 특화 재생에는 △경제거점 육성형 △중심지 활성화형 △지역자산 특화형 등 유형이 포함된다. 경제거점 육성형은 대규모 민간주도 개발과 도시재생이 혼합된 사업방식으로, 저이용 부징 민간거점개발을 유도해 신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지역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경제거점 육성형 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시는 김포공항 일대 43만㎡ 대규모 가용부지에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현재 주차장과 창고로 이용되는 부지를 항공 관련 신산업과 물류 거점으로 조성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남권의 미래사업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도심 내 쇠퇴한 시가지를 대상으로 기존 사업을 고도화하고 민간개발을 통한 신산업 도입을 골자로 하는 중심지 활성화 유형도 있다. 서울시는 용산전자상가 등 현재 추진 중인 중심지 도시재생사업지역을 대상으로 기존 공공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이해관계자 간 협의를 거쳐 민간개발을 유도할 수 있도록 개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는계획이다. 남산예장공원과 노들섬, 돈의문박물관마을 등 역사문화적 의미가 있는 공간이나 저활용되는 공간을 대상으로 한 지역자산 특화 유형도 추진된다.
서울시는 현재 사업이 추진 중인 도시재생지역에 지역 여건을 고려해 다양한 개발수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활성화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도시재생 재구조화 방향은 연내 도시재생전략계획을 통해 구체적 방법과 내용이 제시될 예정이다.
신규 지역 선정은 기존 사업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한다는 원칙 아래 최소화하되, 재생사업을 원하는 지역은 주민 의견을 반영해 신규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양용택 서울시 도시재생실장 직무대리는 “주택공급 및 노후주거지 개선 미흡 등 그동안 지적돼온 도시재생의 한계를 극복하고 개발을 희망하는 시민의 요구를 반영해 2세대 도시재생으로 대전환한다”며 “시민들이 체감하고 실생활에 도웜이 되며, 노후 주거지 개선과 민생·경제를 살리는 실질적인 도시재생사업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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