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한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있는 비영리 연구 의료센터인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과학자들이 연구한 결과를 담은 논문이 의학 저널 '알츠하이머병 연구와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에 실렸다.
그동안 코로나19 장기 후유증 환자의 신경학적 합병증에 대한 연구 보고는 몇 차례 나온 바 있다. 이같은 논문이 계속해서 발표되는 것은 코로나19가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어떻게 이런 문제를 일으키는지는 지금까지 분명하지 않다. 논문의 제1 저자인 클리블랜드 클리닉 산하 유전체 의학 연구소의 청 페이싱 박사는 "어떤 연구 보고는 코로나19가 뇌에 직접 감염한다고 하고, 어떤 보고는 뇌에 이 바이러스가 존재한다는 증거가 없다고 한다"면서 "코로나19가 신경학적 손상과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 알아내는 건 효과적인 예방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및 코로나19 환자의 기존 데이터세트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코로나19가 알츠하이머병 유사 치매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우선 코로나19(SARS-COV-2)의 숙주세포 유전자와 몇몇 신경질환 관련 유전자의 근접성을 측정했다. 근접성이 높을수록 상관이 있거나 질병 경로를 공유한다는 뜻이다. 또 코로나19가 뇌 조직과 세포에 감염될 수 있게 하는 유전적 요인도 분석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가 뇌를 직접적인 감염 표적으로 삼는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몇몇 신경질환 연관 유전자와 코로나19 사이에 밀접한 네트워크 관계가 존재하고 그중 가장 두드러진 게 알츠하이머병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는 코로나19가 알츠하이머병 유사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경로를 가리킨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특징인 신경염증 및 뇌 미세혈관 손상과 코로나19의 잠재적 연관성도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뇌 염증을 의심할 수 있는 알츠하이머병 지표가 크게 변하고, 특정 바이러스 진입 인자가 혈뇌장벽 세포에서 높게 발현한다는 걸 확인했다. 청 박사는 "알츠하이머병 유사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신경 염증과 뇌 미세혈관 손상의 연관 유전자 몇 개에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알츠하이머병의 최대 유전적 위험 요인인 APOE E4/E4 형질을 가진 사람은 바이러스 방어 유전자의 활성도가 낮다는 것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코로나19에 걸려 신경학적 합병증 위험이 최고 수위에 달한 환자를 확인해 검증 및 측정 가능한 생물지표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코로나19 장기 후유증 환자의 신경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치료 표적과 실행 가능한 생물지표를 찾고 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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