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아이테크놀로지 공모주 청약 열풍에 몰린 '빚투(대출로 투자)' 자금이 대거 움직이며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이 7년 4개월 만에 처음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5월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24조1,000억원으로 전달 보다 1조6,000억원 감소했다. 월 기준 가계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은 2014년 1월(-2조2,000억원) 이후 7년 4개월 만이다.
특히 신용대출이 대부분인 기타대출(잔액 276조원)이 한 달 사이 5조5,000억원 줄며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차장은 "SKIET 공모주 청약 영향으로 약 9조원의 기타대출이 이뤄져 4월 가계대출이 급증했는데 5월 초에 8조원 안팎 반환돼 대출도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SKIET 공모주 청약 열풍이 지난 4월 하순 증시를 휩쓸자 은행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등 기타대출은 사상 최대인 11조 8,000억원 급증해 4월 가계대출도 한 달만에 가장 많은 16조1,000억원의 증가 폭을 기록한 바 있다. SKIET 공모주 청약에는 80조9,000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한은은 ‘빚투’에 따른 일시적 영향이 줄면서 가계 대출이 6월 다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지난달에도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47조2,000억원)은 한 달 사이 4조원 늘었다. 이는 4월 증가 폭(4조2,000억원)과 비슷하다.
한편 기업의 은행 대출 잔액(5월말 기준)은 1,017조1,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7,000억원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이 개인사업자 대출 2조3,000억원을 포함해 한 달 새 6조 5,000억원 증가한 반면 대기업의 대출 잔액은 8,000억원 감소했다. 은행의 수신 잔액은 5월 말 현재 1,995조9,000억원으로 4월 말보다 19조8,000억원 늘었다.
/손철 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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