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경영권을 매각한 남양유업(003920)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최근 ‘불가리스 사태’를 포함해 수년간 잦은 논란에 휩싸여온 남양유업의 오너가가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하면서 경영 쇄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8일 남양유업은 전 거래일 대비 29.84% 급등해 가격상승제한폭인 57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남양유업이 상한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0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남양유업은 전일 시간 외 매매에서도 종가 대비 9.91% 올라 가격제한폭인 48만 2,5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날 남양유업우(003925)도 상한가인 24만 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편 경쟁사인 매일유업(267980)(-3.09%), 빙그레(005180)(-0.79%) 등은 상대적 약세로 마감했다.
홍원식 전 회장을 비롯한 남양유업 오너 일가의 지분 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그동안 회사 주가의 발목을 잡아온 ‘오너 리스크’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은 전날 한앤컴퍼니에 최대주주인 홍 전 회장 외 2인이 보유한 주식 전부를 양도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총 발행주식의 52.63%(37만 8,938주)가 3,107억 원에 매각된다. 계약이 성사된 27일 종가 기준 남양유업의 시가총액은 3,160억 원으로 1주당 매입 가격은 시가의 2배 수준에 이른다.
지난 몇 년간 ‘대리점 갑질’ 등 잦은 논란으로 소비자 불매운동을 겪어온 남양유업은 올 4월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저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해 또 한번 구설에 올랐다. 발표 이후 소비자 불매운동,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압수 수색 등 역풍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이달 초 홍 전 회장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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