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LG전자의 모바일 사업 철수로 낙동강 오리알이 된 이용자들을 흡수하기 위해 파격적인 보상안을 내놨다. 이에 삼성전자(005930)도 LG 스마트폰을 매입하는 동시에 비슷한 수준의 추가 보상금 지급을 약속하며 LG폰 시장을 두고 정면대결을 펼치는 모습이다.
28일 이동통신 3사에 따르면 애플이 LG전자 스마트폰 사용 중인 고객이 LG전자 중고폰을 반납하고 아이폰12·아이폰12 미니를 구매하면 기존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에 더해 추가 15만원을 보상하는 파격적인 카드를 내밀었다. 반납 가능한 LG전자 모델은 교체 직전까지 한 달 이상 실제 사용한 롱텀에볼루션(LTE)·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이다. 지원금·보조금 카드를 꺼내드는 데 인색했던 애플이타사 모델을 대상으로 한 중고 보상 정책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애플은 추가 보상금 15만원 지급을 위한 재원도 부담하기로 해 남은 LG전자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사활을 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삼성전자도 LG전자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중고폰 추가 보상 프로그램'을 다음 달 30일까지 한달간 실시하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중고폰 추가 보상 프로그램은 LG전자 스마트폰을 사용 중인 고객이 최신 갤럭시 스마트폰인 갤럭시S21 시리즈와 갤럭시Z폴드2, 갤럭시Z플립5G, 갤럭시노트20 시리즈를 새로 개통하고 사용하던 기기를 반납하면 중고폰 시세에 추가로 15만원을 보상하는 내용이다. 혜택 대상 모델은 V50 ThinQ를 비롯한 LG전자 LTE 및 5G 스마트폰 전 기종이다.
삼성 디지털프라자뿐만 아니라 이통 3사 오프라인 매장, 하이마트 등 전자제품 양판점 오프라인 매장에서 신청할 수 있다.
업계에선 국내에서 약 10%를 점유한 LG전자의 철수로 생긴 공백을 차지하기 위한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이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에서도 신작 출시가 당분간 계획이 없는 상황이라 10%의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은 양자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LG전자 중고보상 프로그램 가입자의 약 80%가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애플 쪽에서도 남은 이용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파격적인 정책을 들고나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양사가 기존에 이통사가 운영하는 중고 보상 프로그램과 별개의 중고 보상 정책을 내놓은 것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기존 중고 보상 프로그램은 사용자가 최초 기기 구입 시 가입하고 매월 일정액을 내야 하는 보험 형태지만, 이번 정책은 가입 여부와 무관하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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