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승인 집값 통계인 한국부동산원 지표에 대한 신뢰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주간 통계에서는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난 반면 월간 통계에서는 하락으로 조사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주간 및 월간 단위로 아파트값 통게를 내놓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원 통계를 토대로 부동산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가격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작년 서울의 아파트값은 0.86% 올랐고, 강남 3구의 변동률은 강남구 -1.54%, 서초구 -1.64%, 송파구 -0.62% 등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해 내렸다. 시장에서는 가격이 올랐는 데 주간 통계로는 강남 3구 아파트값이 지난해 하락한 것이다.
하지만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월간) 자료를 보면 작년 서울 아파트값은 3.01% 올랐고, 강남 3구 상승률은 강남구 0.10%, 서초구 0.04%, 송파구 1.45% 등으로 모두 올랐다. 국가승인통계로, 높은 신뢰도를 담보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부동산원의 두 통계가 방향조차 엇갈리는 결과를 내보인 것이다.
일단 이 같은 통계 차이는 주간·월간 조사에 사용되는 표본이 다르기 때문이다.
부동산원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전국 9천400가구를 표본으로 사용하며 월간 조사에서는 2만8천360가구를 표본으로 삼는다. 구체적인 표본은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주간·월간 표본이 얼마나 겹치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같은 값이 나와야 할 두 통계치가 격차를 넘어 상승·하락 등 방향까지 엇갈리는 것을 두고는 통계 작성 기관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원 통계는 매년 국정감사 때면 정확도를 두고 크고 작은 지적과 비판을 받아왔다. 작년 국감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부동산원(당시 한국감정원)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정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대표적인 예가 민간 통계와 너무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현재 신규표본에 대한 사전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후 통계청에 결과 검토 과정을 거쳐 조만간 표본 확대 작업을 마무리하면 실제 조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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