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이동 수단인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하는 것은 현대차그룹뿐만이 아니다. 한화시스템도 일찌감치 대규모 투자에 나서며 적극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지난 2019년 7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UAM 시장에 진출한 한화시스템은 현재 미국 오버에어와 UAM 기체 ‘버터플라이’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100% 전기로 구동되는 버터플라이는 최고 시속 320㎞로 서울에서 인천까지 약 20분 만에 이동이 가능하다. 회사는 올 상반기에 항공택시 상용화의 열쇠가 될 ‘전기 추진 시스템’을 미국에서 테스트할 예정이다. 김석균 한화시스템 UAM 사업부장은 “이번 개발이 최종 성공하면 UAM 시장에서 경쟁 중인 세계 10여 개 업체보다 한발 빠르게 나아갈 수 있게 된다”며 “오는 2024년까지 기체 개발, 2025년 시범 운행이라는 목표에 성큼 다가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화는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항공기 엔진 제작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각종 전투기 및 헬기 엔진의 제작을 도맡아온 가스터빈 엔진 제작 기업이다. 2020년 기준 누적 9,000대가 넘는 항공기와 헬기 등의 엔진을 생산했다.
한화는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자체적인 동맹 확보에도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올 1월 한국공항공사·SK텔레콤·한국교통연구원과 ‘UAM 사업 협력을 위한 4자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4개사는 UAM 기체 개발, UAM 이착륙 터미널인 버티포트 인프라, 운항 서비스, 모빌리티 플랫폼에 이르는 ‘UAM 밸류 체인’을 구축하고 UAM 산업 생태계 조성과 활성화를 위해 상호 협력한다. 한국공항공사는 UAM 이착륙장의 구축·운영과 UAM 교통관리 분야를 맡고 SK텔레콤은 모빌리티 플랫폼과 미래 항공교통 통신 네트워크 모델을 구축하며 한국교통연구원은 UAM 서비스 수요예측 및 대중 수용성 등을 연구해 국내 UAM 시장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협력해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경쟁 관계인 현대차와 한화시스템이 손을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차가 국내 업체들과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한화시스템에도 정보제공요청서(RFI)를 보냈기 때문이다. 한화시스템도 이 RFI에 대한 답변을 현대차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희·서종갑 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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