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역대 수요예측 기록을 갈아 치웠다. 코스피는 물론 코스닥 기업을 통틀어 가장 높은 경쟁률로, 수요예측 주문 금액만 2,400조 원에 달했다. 기관들의 뜨거운 청약 열기는 이제 공모주를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한 일반 투자자들의 눈치 싸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액 투자자라면 한 증권사에서 청약하기보다 최소 청약 단위(10주)로 5곳 증권사의 문을 모두 두드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SKIET는 기관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이 1,883 대 1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코스피 기준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세운 1,275 대 1의 기록을 훌쩍 넘어섰다. 주문 금액도 2,400조 원으로 역시 SK바이오사이언스(1,000조 원)를 훌쩍 넘었다. 단순히 참여 기관의 숫자만 많았던 것은 아니다. 공모주를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해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기관 비율도 63.2%(수량 기준)에 이른다. SKIET는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인 10만 5,000원으로 확정했다.
수요예측 흥행에 일반 청약 경쟁률에도 관심이 쏠린다. 경쟁률 자체는 SK바이오사이언스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SKIET는 공모 금액이 많다. 5,615억~6,738억 원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3,794억 원보다 1.5배 규모다. 또 공모 물량도 우리사주조합의 청약 결과에 따라 정확한 규모가 정해지겠지만 상단 기준으로는 더 많다. SKIET의 일반 공모 물량은 534만 7,500~641만 7,000주이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583만 7,100주였다. 경쟁률이 SK바이오사이언스 수준이거나 소폭 밑돌더라도 물량을 배정받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투자자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공모주 몫은 여전히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억 500만 원을 한 증권사를 통해 납입하면 2,000주를 청약할 수 있는데 만약 청약 경쟁률이 220 대 1이면 비례 방식으로는 4~5주밖에 받지 못한다. 균등 배정을 통해 1~2주를 더 받더라도 손에 쥐는 주식 수는 5~7주에 불과하다. SKIET가 상장 이후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 이후 상한가)’을 기록하면 100만 원 안팎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더욱이 소액 투자자라면 한 증권사에서 청약하기보다 최소 청약 단위(10주)로 5곳 증권사의 문을 모두 두드려보는 것이 낫다. 아직 중복 청약이 가능한 상황으로 균등 배정 물량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실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10주씩 6곳의 증권사에 청약한 투자자는 최대 11주를 받았지만 한 증권사에서 60주를 청약한 고객들은 1~2주를 받는 데 그쳤다. 이번 SKIET의 청약 증거금률은 50%로 10주를 청약하기 위해서는 52만 5,000원이 필요하다.
다만 일부 증권사에만 청약을 계획한 투자자들은 증권사별 배정 물량을 잘 살펴야 한다. 청약 배정 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으로 248만 2,768~297만 9,322주다. 가장 적은 증권사는 인수단인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으로 각각 19만 982~22만 9,178주다. 증권사 별 청약 물량과 청약 마지막 날 경쟁률을 꼼꼼히 살펴야 한 주라도 더 많은 공모주를 받을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편 공모가를 확정한 SKIET의 일반 투자자 청약은 오는 28~29일 이틀간 진행된다. 청약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SK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 등이며 배정 물량이 가장 많은 미래에셋증권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통해 청약한 고객을 우대할 계획이다.
/김민석 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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