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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 R&D 실패해도 격려하는 문화 있어야"

'MS어위드' 수상 서울대 이영기 교수·이주헌 박사과정

美선 '퍼스트 무버' 연구 독려

연구와 실용화는 종이 한장 차이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율성 보장

평가도 성과 위주로 하지 말아야

MS연구소아시아 펠로인 이영기(오른쪽)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와 이주헌 박사과정생이 19일 서울경제와의 팀즈(화상) 인터뷰에서 미국 등과의 R&D 문화를 비교하며 “국내에서 틀에 박히지 않는 연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과학기술인들이 연구개발(R&D)에서 새로운 것을 연구하도록 격려하는 문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에서는 새로운 연구에 도전하라고 장려합니다.”

MS연구소아시아가 아시아태평양 컴퓨터과학 박사과정생에게 주는 ‘MS리서치아시아펠로우십어워드’를 받은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의 이영기(40) 교수와 이주헌(28) 박사과정생은 19일 서울경제와의 팀즈(화상) 인터뷰에서 “새로운 연구에 도전하는 연구를 위해 기존 틀 안에서 정형화하지 않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제지간인 두 사람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합친 혼합현실(MR)을 생생하게 구현하기 위해 모바일 딥러닝 플랫폼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연구를 하고 있으며 각각 2006년과 지난해 MS어워드를 탔다.

이들은 “MS 등 글로벌 기업은 설령 실패할지라도 탐구의 가치를 인정하고 응원하는 문화가 있다”며 “우리도 시급히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연구에서 ‘퍼스트 무버(선도자)’ 연구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박사과정생은 “선도연구인지,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고 논문에 끝나지 않고 실용화가 가능한지, 리더급 과학자의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평가받았다”고 소개했다.

이영기(왼쪽)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와 이주헌 박사과정생이 연구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이 교수도 “R&D 과제에서 제안서를 발표할 때 ‘미국이나 다른 곳에서 하고 있는 연구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며 “컴퓨터과학 분야에서 선도연구와 실용화의 차이는 따지고 보면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도전을 장려하는 문화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실제 두 사람이 연구하는 분야는 AR과 VR을 응용할 때 복잡한 연산을 모바일 환경에서 잘할 수 있도록 자원을 최적화하는 것으로 R&D가 실용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이들은 “가상 콘텐츠를 현실 공간에 띄우거나, 가상 공간에서 상호 교감하는 등 다수의 연산 작업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며 “사용자한테 몰입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이 인공지능(AI) 기반 안경으로 테러범들의 얼굴을 동시에 인식한다든지,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가상현실에서 누구나 원하는 아바타가 될 수 있다든지 적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이들 두 사람은 “이런 게임체인저 기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도록 연구의 자율성이 보장되고 성과 위주로 너무 몰아세우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기(왼쪽)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와 이주헌 박사과정생이 서울경제와 줌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사과정 때 MS의 지원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와 중국 중관촌에서 9개월여 인턴을 했던 이 교수는 “미국·중국과 양적 R&D 경쟁은 당연히 어렵지만 틈새 분야를 찾으면 승산이 있다”며 “AR·VR 모바일 기기에서 AI 기반으로 잘 돌아가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최적화해 만드는 것은 우리가 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삼성 등 국내 기업은 패스트 팔로어 전략으로 품질 좋은 제품을 빨리 잘 내놓았다”며 “다만 창의적인 기술과 제품 개발 측면에서 우리 연구 문화나 인재를 키워내는 방식을 보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정부 R&D 지원 시스템이나 국내 기업의 연구 문화도 많이 바뀌고는 있으나 연구실마다 글로벌 리딩랩을 목표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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