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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사이클' 반도체, 설비투자도 '슈퍼급'

TSMC 300억弗·인텔 200억弗

경쟁가열에 공룡들 '공격' 행보

삼성·SK 등도 장비 매집 총력

"올 투자 1,250억弗, 15% 늘것"

스태티스타 '역대 최대치' 전망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호황기 ‘슈퍼사이클’을 맞아 과감한 설비투자를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이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업계서 집행된 설비투자 규모자체도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19일 글로벌 데이터 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2021년 설비투자 규모는 1,250억 달러(약 139조원)로 추정된다. 이는 1,091억 달러였던 지난해 설비투자 규모보다 14.6%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치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투자금액은 슈퍼사이클 초입이었던 지난 2017년부터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해당 연도의 투자금액은 956억 달러로 2016년(678억 달러) 대비 40% 넘게 급증했고 이후 2018년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넘겼고 올해는 1,200억 달러도 돌파했다.

스태티스타의 이번 전망은 TSMC나 인텔, 삼성전자(005930) 등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공룡 기업들이 전년에 비해 설비투자 규모를 키운 것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들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 중국 등 각국 정부가 반도체 패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자동차용 반도체 등의 공급부족(쇼티지)가 극심해지자 기존의 투자 계획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의 선두주자인 TSMC는 연초 최대 280억 달러로 예정했던 설비투자를 지난 16일 300억 달러로 높이며 공격적 투자 행보를 이어갔다. 인텔은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하면서 2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삼성전자도 미국 공장 증설을 위한 170억 달러를 포함해 올해에만 설비투자에 약 35조 원을 쏟아 부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반도체 공룡들의 설비 투자 확대는 반도체 장비 기업들에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반도체장비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반도체 장비 투자액은 7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약 16%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슈퍼사이클을 앞두고 반도체 장비 매집에 열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이 1분기 국내에 들여온 각종 반도체 제조 장비 수입액은 48억 7,000만 달러(5조 5,000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가 메모리와 파운드리 설비 투자를 늘릴 결과다. 반도체 장비 시장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소수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선전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의 미국 시장 반도체 장비 수출액은 지난해 1억 1,813만 달러로 2018년 이후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 전경/사진제공=삼성전자


슈퍼사이클을 앞두고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파로 가동에 차질을 빚은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의 정상화 문제다. 이날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의 완전 가동은 오는 6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월 공장 가동 중단 때만 해도 업계 안팎에서 빠르면 1~2주 안에 재가동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시점이 훨씬 뒤로 미뤄진 것이다. 현재 오스틴 공장은 지난달 초 시험가동에 이어 본격적으로 설비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경운 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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