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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운임 급등에...'시베리아·중국 철도' 운송량 폭주

TSR·TCR 운송량 작년 1분기 대비 5배 늘어

1년새 해상운임 3배 뛰자 철송과 가격 비슷

기업 규모·제품 상관 NO 철송 찾는 고객 ↑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에 LG계열 종합물류기업 판토스의 컨테이너가 실려있는 모습(사진 왼쪽)과 TSR에 컨테이너를 싣고 있는 모습(사진 오른쪽)./사진제공=판토스




“해상 운임 상승에 ‘철송(철도운송)’을 찾는 고객이 부쩍 늘어 요즘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LG 계열 종합 물류 기업인 판토스의 임직원들은 요새 표정 관리를 하느라 애쓰고 있다. 1년 사이 해상 운임이 3배 가까이 치솟자 판토스가 일찌감치 확보해놓은 철도운송로를 통해 유럽으로 물류를 보내려는 고객들이 넘쳐나서다. 지난해 초 대비 판토스의 철도운송량은 5배 넘게 늘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판토스의 올 1분기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 운송량은 전년 동기 대비 5배가량 늘었다. TSR과 TCR은 현재 각각 주 3~4회 운행하며 각각 우리나라와 중국의 화물을 유럽으로 실어나르고 있다.

TSR과 TCR의 인기가 부쩍 치솟은 이유로는 1년 사이 3배 넘게 치솟은 해상 운임이 꼽힌다. 철도운송은 해상운송 대비 운반 기일은 20일로 최대 절반 가까이 짧은 반면 비용이 높은 게 단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기준 해상 운임이 지난해 4월 867.82에서 이달 초 2,652.12로 3배 넘게 폭등하자 화주 입장에서는 비슷한 가격이면 운반 기일이 짧은 철도운송을 선택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여기에 지난달 말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수에즈 운하에 좌초한 후에는 운송 기일 지연 문제까지 더해졌다. 짧은 운반 기일이라는 철도운송의 장점이 도드라지게 된 것이다.



화주가 TSR과 TCR을 선택하는 기준은 적재 화물이 인화물 등 위험성이 있느냐에 따라서도 갈린다. 러시아를 가로지르는 TSR의 경우 위험물도 실을 수 있어 배터리 업계 등에 인기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중국 철로를 이용하는 TCR은 위험물을 못 싣는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 사이 국내 배터리 업계는 해외 전기차 판매가 느는 데 반해 연일 해상 운임이 뛰어 납품 기일을 맞추기 어려워지자 TSR을 급히 찾았다. 이 영향으로 TSR은 화물 수요가 폭증하며 한때 주 7회 운행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철도운송을 찾는 고객사는 다변화하고 있다. 기업 규모와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대·중소기업은 물론 기존 해상운송을 애용했던 여러 기업이 철도운송의 문을 두드린다. 타이어 업계 중에서는 금호타이어가 지난해 처음으로 철도운송 고객이 됐다. 금호타이어의 한 관계자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타이어를 유럽으로 실어날라야 하는데 해상운송이 여의치 않아지며 철도운송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중소형 가전제품, 디스플레이, 의류, 섬유, 포장재 등 여러 제품이 철도운송으로 유럽까지 운반되고 있다.

철도운송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현대글로비스가 중국 민영 물류사 중 최대 기업인 ‘창지우(長久)’와 손잡고 중국과 유럽을 오가는 철도 운송 브랜드 ‘ECT’를 내놓기도 했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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