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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바이러스' 경쟁 불붙은 페인트 시장

KCC·삼화·노루페인트 이어

강남제비스코도 이달 제품 출시

항균 마케팅으로 시장 확대 나서

비싼 가격에 '단기 유행' 우려도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더 현대 서울에서 개막한 '앤디워홀 : 비기닝 서울' 의 전시장 모습. 삼화페인트의 항바이러스 페인트 '안심닥터'가 시공돼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미술품을 즐길 수 있다. /사진 제공=삼화페인트






페인트 시장에 항바이러스 제품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KCC(002380), 삼화페인트(000390), 노루페인트(090350) 순으로 각각 항바이러스 도료를 내놓은 데 이어 강남제비스코까지 경쟁에 뛰어들었다. 각자 제품별 특성을 반영해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벌이면서 초반 시장 반응도 기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향후 시장성에는 아직 전망이 엇갈린다. 업계 대다수는 항바이러스 기능이 기존 페인트 시장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를 가지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미세먼지 저감 페인트의 사례처럼 일반 제품에 비해 30%가량 비싼 제품 가격 탓에 단기 유행에 그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8일 강남제비스코는 안전성과 지속성이 뛰어난 특수 항바이러스 페인트 '푸른솔 항바이러스'를 직접 개발했다고 밝혔다. 성능 테스트를 완료 후 가장 높은 수준의 사멸 효과를 내세워 이달 중 출시를 예고했다.

강남제비스코의 푸른솔 항바이러스는 전문 검증기관인 ‘한국의과학연구원’의 시험 결과 바이러스가 페인트 도막에 접촉하면 99.98% 사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소(KCL)의 시험을 통해 대장균, 녹농균, 황색포도상구균 등 세균에 대한 항균 성능과 함께 항곰팡이 성능까지 검증받았다.



앞서 항바이러스 페인트를 출시한 각 업체들은 초반부터 적용 사례와 매출을 만들어내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지난 1월 항바이러스 페인트 '안심닥터'를 내놓은 삼화페인트는 CJ CGV와 업무협약을 맺고 영화관 퇴장로에 항바이러스 도료를 칠하기로 했다. 지난 2월부터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진행 중인 '앤디워홀 : 비기닝 서울' 전시에도 안심닥터가 벽면에 시공됐다. 환경마크 및 친환경 건축자재 인증(HB마크 최우수 등급)을 획득한 안전성이 강점이다.

노루페인트는 항바이러스 도료 '순&수 항바이러스 V-가드' 출시 한달여만에 5억원 가까운 매출을 기록 중이다. 글로벌 소재기업 코닝사의 검증된 원료를 사용해 개발됐다. 직접 코로나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시험해 30분 만에 99.9%를 사멸하는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롯데월드 그럴싸진관존, 경기 의왕 성나자로마을, 충남 용남중 등에 시공됐다.

KCC는 업계 처음으로 건축용 항바이러스 페인트 '숲으로 바이오' 출시 후 공업용 페인트도 처음 선보였다. KG동부제철(016380)은 이달부터 KCC의 공업용 항바이러스 도료를 활용해 국내 최초로 칼러강판을 양산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내장 패널을 붙이기만 하면 병원은 물론 학교, 상가, 아파트 등 어느 곳에나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항바이러스 페인트가 유행에 그칠 거란 우려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추가 성장 기대가 공존한다. 한 페인트 기업 관계자는 "2~3년 전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기능성 페인트 개발이 유행처럼 번졌지만, 기대만큼 시장이 확대되 못했다"며 "항바이러스 페인트도 이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시설 투자와 마케팅 활동이 망설여지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 저감 페인트와 달리 항바이러스 페인트는 기업 간 거래(B2B)보다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성격이 더 강하다"며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유행으로 상당 부분 항바이러스로의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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