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을 기반으로 한 화장품 브랜드들이 기능성을 강화한 ‘더마 화장품’ ‘코스메슈티컬'의 인기에 힘입어 ‘화장품업계의 다크 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코스메슈티컬은 화장품(Cosmetics)과 의약품(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이른바 약국 화장품으로 불리는 더마 화장품과 함께 최근 화장품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화장품 브랜드가 고급스러운 향과 패키지, 마케팅으로 승부하고 있는 사이 소비자들의 관심이 ‘보다 강하고 믿을만한 기능성’으로 옮겨가면서 의약품 관련 기업인이나 의사 출신이 모인 신생 기업들이 빠르게 화장품 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화장품과 관련이 없는 회사를 비롯해 인플루언서, 연예인들도 시장에 뛰어들면서 화장품 업계가 ‘레드오션'이 됐지만, 기능성 제품들을 전면에 내세운 기업들은 코로나19 충격파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수애 화장품’ ‘연어주사 화장품’으로 입소문을 탄 ‘리쥬란 코스메틱’의 파마리서치는 지난해 매출액 1,000억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파마리서치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9.7% 증가한 1,087억 원, 영업이익은 75% 증가한 334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경우 의료기기와 의약품의 매출 비중이 80% 가량에 달하는 등 의약 전문회사지만, 피부 재생을 돕는 연어에서 추출한 성분인 PDRN을 함유한 리쥬란의 화장품 라인이 인기를 끌어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내수와 수출에서 모두 선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부과 처방의약품 1위 기업인 동구바이오제약(006620)이 선보인 ‘셀블룸’ 역시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끌자 홈쇼핑 등으로 유통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셀블룸역시 파마리서치와 마찬가지로 의약품을 기반으로 한 회사의 제품으로 줄기세포 배양액 등 고기능성 성분을 함유한 점이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동구바이오제약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 화장품 시장의 증대와 함께 수 년간 피부과 처방 1위의 인지도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며 “E-커머스, H&B스토어를 비롯해 피부과, 성형외과 등에서만 판매가 됐지만 지난해 말부터는 홈쇼핑에도 론칭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부과 의사 출신이 설립한 고운세상코스메틱의 ‘닥터지’ 역시 ‘더마 화장품'으로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중국 온라인 판매가 360%나 급증했고, 국내 시장에서도 선방해 매출액이 전년 보다 1.5% 증가한 1,555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레드 블레미쉬' 라인은 국내 대표 H&B 스토어인 올리브영에서 수분 크림으로 입소문난 '레드 블레미쉬 클리어 수딩 크림'의 인기와 함께 대표 보습 진정 솔루션으로 자리잡았다. 고운세상의 한 관계자는 "피부과 의사 시절 경험했던 환자들의 피부 고민과 끊임없는 피부과학에 대한 연구가 제품 개발로 이어진 것이 제품력은 물론, 소비자들의 신뢰도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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