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가들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5거래일 연속 ‘바이 코리아’에 나서 국내 증시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실적 호조와 미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 그리고 장기 국채 금리 안정세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215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5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섰다. 외국인이 5일 연속 순매수한 것은 지난해 11월 5~24일(14거래일)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당시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7조 926억 원이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매도세를 계속 이어가다 4월 들어 처음으로 매수세로 전환했다. 순매도 규모는 1월 5조 2,996억 원, 2월 2조 562억 원, 3월 1조 2,406억 원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다 4월 1일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1조 2,265억 원), SK하이닉스(4,220억 원), SK텔레콤(828억 원), 셀트리온(300억 원) 등 2조 2,149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 발표와 장기 국채 금리 안정세의 맞물림이 외국인의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를 이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인프라 투자 기대감에 한국의 수출 강세가 가세해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며 “글로벌 경기·교역 정상화 기대감이 유입된 가운데 외국인의 반도체 등에 대한 집중 순매수세가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6%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빠른 금리 상승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전환에 대한 시각이 팽배해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것도 요인으로 꼽혔다. 이 연구원은 “우리나라 같은 경우 이익 추정치가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음에도 금리 상승 변수 등 때문에 지속적으로 횡보하는 흐름을 보였다”며 “반도체·화학·자동차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이머징 증시 내에서 한국은 경기 회복 사이클에서 투자할 만한 나라로 비쳐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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