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는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Fortune Global 500)’ 순위에서 지난 2016년 처음으로 애플에 추월당했다. 당시 애플이 9위, 삼성전자가 13위였는데 2020년 현재 애플이 12위, 삼성전자가 19위로 두 회사 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반면 삼성전자와 중국 화웨이의 순위 격차는 급속히 줄고 있다.
1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내놓은 2020년 주요국 기업 경쟁력 분석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쇠락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당장 한국·중국·일본·미국 4개국 가운데 △글로벌 500대 기업 수(-2) △매출액(-12%) △매출 비중(-0.4%포인트) 3개 지표가 모두 감소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우리 기업들이 국내에서 얽히고설킨 규제에 신음하는 사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적신호’인 셈이다.
반면 반도체·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첨단 기술에서조차 우리를 따라잡는 중국 기업들의 기세는 매섭기만 하다. 중국은 글로벌 500대 기업 수가 2019년 119개사에서 2020년 124개사로 5개사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미국을 앞질렀다. 아직 매출액과 매출 비중이 미국을 따라 잡지 못했으나 주요 중국 기업들은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일본조차도 매출액과 매출 비중은 소폭 줄었으나 글로벌 기업 수는 1개사 증가했다.
글로벌 500대 기업 안에 포진한 한국 기업들의 순위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500대 기업에 포함된 14개사 중 10개사(삼성전자·SK·포스코·LG전자·한국전력·기아차·한화·GS칼텍스·삼성생명·삼성물산)의 순위가 떨어졌고 4개사(현대차·현대모비스·KB금융·CJ)만이 순위가 소폭 상승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국내 대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점점 위축되는 만큼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해 한국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홍우 기자 seoulbird@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