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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초대형 보험전문판매사 출범…'제판 분리' 불 붙인 한화생명

업계 빅3 중 첫 전문판매사 탄생

보험업 판도변화 이어질지 주목

1일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출범식에서 구도교(오른쪽)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대표이사가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부터 사기를 전달받아 힘차게 흔들고 있다. /사진 제공=한화생명




보험 업계의 ‘제판 분리(제조와 판매 분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화생명의 판매 전문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1일 출범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판매 전문 회사가 공식 출범했다. 한화생명이 국내 빅3 생명보험사 중 처음으로 제판 분리에 나서면서 보험 업계 판도 변화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서울시 영등포구 63한화생명빌딩 별관 1층 세미나실에서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 구도교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대표이사, 정미경 재무설계사(FP) 명예부사장 등 주요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출범식이 진행됐다.



한화생명의 제판 분리는 지난 3월 미래에셋생명에 이어 보험 업계 두 번째다. 이번 제판 분리로 자본 6,500억 원, 1만 9,000명의 설계사, 500여 개의 영업 조직을 갖춘 국내 최대 법인보험대리점(GA)이 탄생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FP 인원은 현재 GA 업계 1위 GA코리아보다 20% 이상 많다. 매출액(지난해 한화생명 자체 판매량 기준)은 약 1조 원으로 현재 대형 GA 5개 평균매출액의 두 배가 넘는다. 한화생명 상품뿐만 아니라 9개 손해보험사(메리츠·한화·롯데·MG·흥국·삼성·현대·KB·DB)의 상품도 취급할 수 있게 되는 만큼 향후 더 큰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측은 오는 2025년까지 설계사 약 2만 6,000명, 당기순이익 2,100억 원 이상을 달성하며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추후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계획이다. 구 대표는 “자율 영업 체계와 성과 중심의 조직 문화를 구축할 것”이라며 “업계 최고의 보상 체계를 만들어 판매 물량뿐만 아니라 조직 규모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업계 넘버원 초대형 판매 회사로 도약할 것”이라며 “IPO로 자본을 확충해 미래 성장력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30년 동안 현장을 지킨 보험 영업 전문가로 2018년에는 한화생명 영업총괄로 부임했다. 여 대표는 “한화생명도 FP의 선택을 받을 수 있게 경쟁력 있는 상품 공급,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 제공, 프로세스 혁신, 디지털 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판 분리로 소비자는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 분석해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취사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혁신 상품의 개발과 고객 서비스, 자산 운용에 집중할 수 있다. 실제로 판매 조직을 분리한 모회사 한화생명은 상품 개발, 보험 인수 심사 역량 강화, 디지털 전환 등에 집중하고 빅데이터와 헬스케어 등 다양한 디지털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판매사 역시 단순 보험 판매 회사가 아닌 종합 자산 관리 전문 회사로 도약할 수 있다.

보험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과거에는 생보사들의 판매 규모가 손해보험사보다 컸지만 현재는 역전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생보사 전속 설계사들이 손보사 설계사들에게 영업력을 뺏기게 될 수 있는 만큼 제판 분리를 통해 손보사 등의 상품 판매 효과 등도 함께 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앞으로 보험사들의 제판 분리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연구원은 최근 ‘보험산업 제판분리 논의배경과 향후 과제’ 리포트를 통해 시장 경쟁 심화,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 금융 상품 판매자 책임 강화 추세 등이 제판 분리 현상을 촉진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진 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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