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위원 분리선임 시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이 입법 취지와 달리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30일 한국타이어가(家) 형제 간 주총 표 대결의 최종 승리는 최대주주인 차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42.9%)이 아닌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19.32%)에게 돌아갔다.
한국앤컴퍼니는 이날 경기도 판교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 겸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서 조 부회장 측이 제안한 이한상 고려대 교수가 선임됐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는 지난해 개정된 상법 개정안에 따라 대주주가 의결권 있는 주식의 최대 3%만 행사할 수 있는 ‘감사위원 분리선임’이 처음으로 적용됐다. 3%룰 개정안 때문에 조 부회장은 캐스팅보트를 쥔 소액주주의 표심을 얻어 최대주주인 조 사장을 누르고 승기를 잡았다. 앞서 국민연금이 조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소액주주의 표심이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소액주주 권리 강화라는 원래 취지와 달리 3%룰을 이용해 경영권을 흔드는 분쟁을 일으키는 악용 사례가 앞으로도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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