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생산되는 비스코스 레이온이 강제노동의 결과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여기에 핵심 원료를 공급하는 핀란드 회사가 생산 공급을 중단할 뜻을 밝혔다. 위구르 인권탄압 논란의 불똥이 면화에 이어 비스코스까지 튄 것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의류산업의 공급망이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에 비스코스 레이온 섬유의 주원료인 수용성 펄프(Soluble pulp)를 수출하는 주요 회사인 핀란드 스토라엔소가 전날 성명을 통해 해당 분야 사업에서 손을 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스토라엔소는 “우리는 펄프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고 밝혔다.
SCMP는 스토라엔소의 이런 입장 발표는 전날 자사 보도에 대해 이 회사에 핀란드 언론들의 문의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SCMP는 신장위구르 내 강제노동을 이유로 신장에서 생산된 면화 사용 중지 움직임이 확산되는 가운데 신장에서 생산되는 비스코스의 공급업자들도 강제노동과 관련해 미국 등의 제재를 받은 단체·공장과 연관이 있다고 보도했다.
‘인조비단’으로 불리는 비스코스 레이온은 폴리에스테르, 면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섬유다. 리서치회사 오일켐에 따르면 세계 비스코스의 3분의 2가 중국에서 생산되며 신장이 최대 생산지다. 이와 관련, 핀란드는 비스코스의 핵심 원료인 수용성 펄프의 대부분을 신장에 공급하고 있다. 핀란드 언론들의 문의가 최대업체인 스코라엔소에 쏟아진 이유다.
이날 스토라엔소는 성명에서 중국이나 신장을 특정해서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 회사는 2012년부터 신장 정부의 후원 아래 있는 비스코스 생산업체 중타이화학과 거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스토라엔소가 수용성 펄프 생산 중단 시점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다만 스토라엔소가 앞서 자사에 “신장 지역 강제노동과 소수민족 차별에 관한 보고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우리는 인권에 관한 규정과 국제적 원칙을 전적으로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SCMP는 “신장 내 가장 큰 비스코스 제조업체는 국영기업으로, 미국의 제재 대상인 신장생산건설병단이 소유한 땅 안에 공장들을 지어놓았다고 전했다. SCMP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 신장에서 비스코스 공장들은 강제노동 수용소로 의심받는 시설로부터 불과 몇 마일 떨어져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을 주요 공급망으로 하는 글로벌 의류시장에 타격이 예상된다. H&M,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패션 업체들이 최근 강제노동을 통한 생산을 이유로 신장산 면화 사용 중지를 발표했다. 중국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불매운동 등 이들 업체에 대한 제재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장산 비스코스까지 문제가 된 것이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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