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을 이슈로 한 차례 주가가 달궈진 금호석유(011780)가 또 한번 날아올랐다.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 됐지만 1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국내 주요 증권사가 실적 전망치과 목표주가를 공격적으로 높인 것이 상승 동력이 됐다.
29일 코스피시장에서 금호석유는 전 거래일 대비 8.79% 급등한 26만 원에 거래를 끝냈다. 전거래일에 5.99% 급등한데 이어 이날에도 단단한 상승 흐름을 유지하면서 장 중 28만 500원까지 솟아올랐다. 거래대금도 폭발했다. 시가총액이 8조 원인 금호석유는 이날 장 마감까지 5,300억 원이 거래됐다. 양대 증시 5위에 해당한다.
화학 업황의 상승 사이클 도래로 전 사업부의 실적 전망치가 가파르게 올라간 것이 주가에 호재가 됐다. 이날 하나금융투자와 키움증권은 올 1분기 금호석유의 영업이익으로 각각 5.320억 원, 5,110억 원을 제시했다. 현 컨센서스와 비교해 각각 47.3%, 41.4% 높은 수치다. 주력 제품인 NB라텍스·고부가합성수지(ABS)의 판매 호조가 계속되고 있고 미국 주택시장의 호황과 글로벌 인프라 투자 확대 영향으로 에폭시와 페놀체인의 이익 기여도도 높아질 전망이다. 전방 산업의 회복을 감안하면 적어도 올해까지 호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2조 2,991억 원)과 키움증권 (1조 9,449억 원)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최근 4년치 합산액(1조 9,248억 원)을 웃돈다.
이들은 금호석유가 ‘실적주’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목표주가도 일제히 높였다. 하나금융투자와 키움증권이 현 주가의 2배 수준인 50만 원으로 제시했고 현대차증권도 30만 원에서 33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서 NB라텍스의 수익성 피크 아웃을 우려하지만 장갑 수요가 저조했던 신흥국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글로벌 ‘톱5'를 목표를 11월까지 에폭시수지 생산 능력을 30% 확대한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박철완 상무가 쏘아올린 경영권 분쟁은 박찬구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지난 26일 주총에서 박 상무가 제안한 사내이사 선임·배당안 등은 표 대결에서 밀렸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주총은 경영권 불확실성 해소는 물론 사측이 주주 환원과 지배구조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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