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이 안정적인 실적과 업계 최고 수준의 자산 건전성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주주 가치 제고에 나선다. 중간 배당 실시에 더해 자사주 소각도 계획하는 등 최근 정체된 주가 부양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신한금융지주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 본사에서 ‘제20기 정기 주주총회’와 임시 이사회를 열고 주요 안건인 재무제표 결산, 이사 선임, 정관 일부 변경 등의 안건을 승인했다. 이날 조용병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고객 퍼스트(First), 주주 퍼스트’라는 금융의 기본 원칙을 다시 한번 새기고 보내주신 기대와 믿음에 실질적 가치로 보답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주주들에게는 고개를 숙였다.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주가와 기대 수준에 못 미친 배당 규모 때문이다. 조 회장은 “주주 가치 측면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펼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신한지주(055550)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이날 주총에서 분기 배당이 가능하게 정관을 변경했다. 지금도 중간 배당은 가능하지만 이번에 최대 연 4회까지 분기 배당을 할 수 있게 한 것은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의 의지로 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금융 당국이 은행과 금융지주 등 금융권에 배당 성향을 자제하라며 ‘20%’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신한지주도 이를 따르느라 주주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신한금융그룹은 금융 당국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유일하게 통과하는 등 업계 최고 수준의 자산 건전성을 바탕으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22.7%의 배당 성향을 결정했다. 국책은행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금융 당국의 권고를 넘어선 수치이지만 사상 최대 실적에 비하면 주주 눈높이를 충족하긴 어려운 수준이다.
신한지주는 당초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더 높은 배당도 고려했지만 이를 자제했다. 대신 금융 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 시점인 올해 6월 이후 예년보다 부족했던 수준을 분기 배당으로 돌려준다는 방침을 세웠다. 주주 입장에선 이르면 8월경 ‘여름 보너스’를 받을 수도 있다.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9월 1조 1,582억 원(약 3,913만 주) 규모의 유상증자 이후 주식 물량이 크게 늘었다. 국내 증시의 상승 흐름에서 소외됐고 금융주 선호 순위에서도 뒤로 밀렸다. 신한지주 측은 “주식 수가 늘어난 것이 주가에 부담이 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적정한 시점에 줄여나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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