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타격을 받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책정된 재난지원금을 태양광 사업자에게도 지급하는 방안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19조 5,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에 따르면 태양광 사업자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했으면 4차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정부안대로 추경이 확정될 경우 태양광 사업자 약 1만 명에게 100만 원씩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방역 조치로 영업이 제한되지 않았더라도 매출이 떨어지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일반 업종에 태양광 사업자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 기준에 따라 이미 2·3차 지원금 지급 때 1만 7,200여 명의 태양광 사업자가 172억 원을 받았다. 4차 지원금의 경우 일반 업종 수급 대상이 연간 매출 4억 원 이하에서 10억 원 이하로 확대돼 더 많은 태양광 사업자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문제는 이들의 매출 감소가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 정부가 무분별한 태양광 지원 정책을 밀어붙여 공급 과잉을 초래한데다 국제 유가가 떨어져 전력 판매 단가가 하락한 탓이 크다. 태양광 정책 실패를 혈세 퍼주기로 덮으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추경안을 보면 선심성 의심 사업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약국에 1대당 40만 원대인 체온계 설치 사업을 추가했다. 코로나19 초창기처럼 마스크를 사려는 국민들이 약국에 줄을 서는 상황이 아닌데도 체온계 비치가 필요한지 의문이다. 주요 항·포구 공판장에 홍보 요원 배치,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 안내 요원 지원 등 전시성 일자리 사업도 적지 않다. 국민 세금은 여권의 쌈짓돈이 아니다. 여당은 ‘묻지 마 식 현금 퍼주기’를 멈추고 야당은 추경 심사에서 선심 사업 삭감에 적극 나서야 한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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